출출할 때, 밥 차리기 급할 때, 야식이 생각날 때 부담 없이 뜯는 라면 한 봉지. 이 인스턴트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일본 식품기업 닛신의 설립자 안도 모모후쿠다. 잇따른 사업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아이디어 하나로 도전해 세계인의 식생활에 혁명을 일으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안도는 1910년 3월 5일 대만 자이현에서 태어났다. 청년 시절 일본으로 건너간 뒤 1932년 섬유 도매회사를 차려 운영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업 기반을 잃었다. 재기를 위해 식품 사업에 관심을 갖던 중 아내가 차려준 튀김에서 ‘유탕 처리한 국수’라는 아이디어를 얻었고 1958년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면’을 선보였다. 전후 고도성장기와 맞물려 간편한 조리 방식을 갖춘 라면은 큰 인기를 끌었다.

컵라면의 최초 개발자 역시 안도다. 미국 출장 중 라면을 종이컵에 덜어 먹는 바이어를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자사 상품에 자부심이 강해 생전 매일 하루 한 끼는 라면을 먹었다고 한다. 2007년 1월 안도는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