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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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월 고용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으나 정상화되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4일(현지시간)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월 일자리 보고서를 오랫동안 즐길 수 없다는 게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용 지표가 호조를 기록했으나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67만8000개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42만3000개)를 크게 상회했다. 실업률은 3.8%로, 전망치(3.9%)를 밑돌았다. 미 중앙은행(Fed)이 주목하는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로, 0.1%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손 교수는 “정부의 자금 살포에 따른 초과 저축액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육과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여행·접객 업종의 고용이 정상화하기까지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이번 일자리 보고서는 오는 16일 발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 정책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가 이미 완전 고용 상태인데다 인플레이션은 정상이 아닐 정도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성원 교수 "일자리 정상화 먼 길…美 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
그는 “Fed는 향후 수개월간 개최하는 FOMC에서 매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상황만 아니었다면 이달에 50bp(0.5%포인트) 올려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할 경우 증시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게 손 교수의 얘기다.

손 교수는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반세기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뛸 수 있다”며 “지정학적 사건들이 장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길 경우 미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