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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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생활지원비' 지급 중단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유행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잡힌 예산을 두 달만에 모두 소진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는 올해 생활지원비로 잡힌 예산 36억원을 지난달 말 100% 소진했다. 종로구와 동대문구, 영등포구 등도 95%이상 예산을 집행해 사실상 예산이 바닥났다. 지방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인천시 동구, 미추홀구, 연수구는 생활지원비 예산이 아예 동나 이달 들어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경기도를 비롯해 대구, 울산, 대전 등도 예산이 거의 소진돼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2월 도입된 코로나19 생활지원비는 입원 또는 격리로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일정금액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유급휴가자, 공무원, 해외입국자를 제외하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입원·격리통지를 받은 사람은 신청할 수 있다. 가구내 격리자가 1인이면 최대 49만원, 4인이면 최대 130만원을 받는다.

올해 생활지원비 예산(본예산 기준)은 국비(50%)와 지방비(50%)를 포함해 총 3251억원으로 사실상 바닥난 상황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생활지원비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 등의 이유로 늦어진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사실 돈이 없어 못 주는 것"이라며 "확진자가 매일 20만명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선 더이상 생활지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지난달 질병청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생활지원비 예산을 2조3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지만, 지자체들은 정부의 추경예산이 내려와도 소용없다는 반응이다. 국비1조1500억원 만큼 지방비를 매칭할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3일 기획재정부와 질병청에 공문을 보내 생활지원비 예산 부담비율을 국비 80%, 지방비 20%로 해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생활지원비 지급대상을 축소하는 등 사업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했다.

하수정/정지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