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활지원비 한달에 兆단위…예산 더이상 감당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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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추경하면 뭐하나, 지방곳간 비었는데…"
복지예산 바닥난 지자체 '아우성'
국비 비율 상향·지급대상 축소 요구
복지예산 바닥난 지자체 '아우성'
국비 비율 상향·지급대상 축소 요구
“3월 들어 5일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115만명 나왔어요. 생활지원비 일주일치만 단순계산해도 2800억원입니다. 이 추세면 한 달에 조 단위로 들어갈텐데,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국가 재정도 감당 못 합니다.”
코로나19 생활지원비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방 곳간이 바닥났다”며 이 같이 토로했다. 확진자 폭증에 따라 입원·격리자의 생계비 지원을 목적으로 지급하는 생활지원비 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예산부담 비율을 조정하거나 지급대상을 축소하는 등 생활지원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요청은 재정여건이 열악한 자치구 중심으로 생활지원비 부담 역량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산이 소진된 자치구들은 생활지원비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지급을 늦추거나 재난기금 등에서 자금을 끌어와 겨우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질병관리청이 본예산으로 편성한 생활지원비 지원사업자금 3251억원이 사실상 두 달만에 바닥을 드러낸 데 이어 3월부터는 관련 예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지원비 신청 및 심사기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 집행은 한 달가량 시차가 있다”며 “하루 확진자 수 10만명 이상 발생하기 시작한 2월 중순 입원·격리자들의 신청이 이달 이후 쏟아져 들어올 텐데 대부분 자치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추경으로 국비가 내려오면 급한 불은 끄겠지만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선 그마저 순식간에 소진될 것”이라며 “일부 지자체들은 당장 추경에 매칭할 지방비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생활지원비 예산 추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에 추경 예산과 관련해 생활지원비 지급기간이나 지급인원 추계를 물어봤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예측을 제대로 못하니 대비를 할 수 없었고, 결국 둑이 터져버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호소했다.
질병청이 지난 달 14일 생활지원비 지원기준을 변경한 이후 예산 집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격리자 가구의 전체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지급액을 산정하던 것을 실제 입원·격리자 수에 따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예를 들어 4인가구에 1명만 격리되더라도 종전에는 4인기준 최대 13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개편이후에는 격리자 1인 기준으로 최대 48만원만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재택치료로 인해 가족 전체가 확진, 격리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생활지원비 지급대상도 사실상 가구원 전체에 지급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생활지원비가 반드시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중·경증 여부나 소득 수준에 따른 세분화된 지급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수정/정지은/이선아 기자 agatha77@hankyung.com
코로나19 생활지원비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방 곳간이 바닥났다”며 이 같이 토로했다. 확진자 폭증에 따라 입원·격리자의 생계비 지원을 목적으로 지급하는 생활지원비 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예산부담 비율을 조정하거나 지급대상을 축소하는 등 생활지원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고비율 올려달라” 서울시 긴급 요청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3일 기획재정부와 질병관리청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국고보조비율을 현행 50%에서 80%로 상향해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현재 생활지원비 예산 분담률은 국비 50%, 지방비 50%(시비 33.3%, 구비 16.7%)다.서울시의 이 같은 요청은 재정여건이 열악한 자치구 중심으로 생활지원비 부담 역량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산이 소진된 자치구들은 생활지원비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지급을 늦추거나 재난기금 등에서 자금을 끌어와 겨우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질병관리청이 본예산으로 편성한 생활지원비 지원사업자금 3251억원이 사실상 두 달만에 바닥을 드러낸 데 이어 3월부터는 관련 예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지원비 신청 및 심사기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 집행은 한 달가량 시차가 있다”며 “하루 확진자 수 10만명 이상 발생하기 시작한 2월 중순 입원·격리자들의 신청이 이달 이후 쏟아져 들어올 텐데 대부분 자치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예산 추계 실패에 현장혼란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생활지원비 예산을 2조3000억으로 대폭 확대했지만, 지자체들은 정부의 추경예산이 내려와도 소용없다는 반응이다. 국비 1조1500억원 만큼 매칭할 지방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경기도 관계자는 “추경으로 국비가 내려오면 급한 불은 끄겠지만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선 그마저 순식간에 소진될 것”이라며 “일부 지자체들은 당장 추경에 매칭할 지방비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생활지원비 예산 추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에 추경 예산과 관련해 생활지원비 지급기간이나 지급인원 추계를 물어봤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예측을 제대로 못하니 대비를 할 수 없었고, 결국 둑이 터져버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호소했다.
질병청이 지난 달 14일 생활지원비 지원기준을 변경한 이후 예산 집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격리자 가구의 전체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지급액을 산정하던 것을 실제 입원·격리자 수에 따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예를 들어 4인가구에 1명만 격리되더라도 종전에는 4인기준 최대 13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개편이후에는 격리자 1인 기준으로 최대 48만원만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재택치료로 인해 가족 전체가 확진, 격리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생활지원비 지급대상도 사실상 가구원 전체에 지급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급기준 정비해야”
이에 따라 생활지원비 지급 기준을 다시 정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생활지원비 지급대상을 축소하는 등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했다. 시군구협의회는 “국비 보조율을 상향하거나 생활지원비 지금액을 축소, 또는 중증에 한해 지급하는 등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생활지원비가 반드시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중·경증 여부나 소득 수준에 따른 세분화된 지급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수정/정지은/이선아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