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아이티 "올 상반기 400억원대 자사주 매입"
"마이다스아이티가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을 준비 중입니다. 주주 1200여 명에게 묶여있던 자산을 유동화할 기회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정승식 마이다스아이티 대표(최고운영 책임자·사진)는 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적의 조건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이번 기회에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exit)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올 상반기 중 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매입 일정과 매입 가격은 미정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그동안 세 차례(2012년, 2016년, 2017년)에 걸쳐 총 320억여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한 바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14년 8월 금융투자협회 지정으로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거래되고 있다. 초기 2만 원대이던 주가는 현재 4만 원대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상장하지 않겠다고 꾸준히 밝혀왔지만, 마이다스아이티 주가는 2년 전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라는 소문이 돌면서 9만5000원(2020년 10월)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00년 창립 후 22년간 일관되게 상장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건축구조 분야 세계 1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마이다스아이티는 2020년 11월 출시한 토목 지반 분야의 통합생산관리 시스템(CIM)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미 업계에선 마이다스아이티가 건축구조 분야 대표 브랜드가 됐다"며 "이제는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 없다"고 비상장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상장을 추진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때문이다. 상장으로 인해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해외 경쟁사들이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해,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이미 회사 경영 과정에서 상당수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M&A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산을 유동화할 것"을 주주들에게 당부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25년 말을 목표로 판교시대를 접고 '정자동 신사옥 시대'를 추진 중이다. CIM에 대한 투자와 해외 진출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기존 사업을 통해 창출된 이익을 신사업 재투자 등 기업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정 대표는 "당분간은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설공학 구조해석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출발해 마이다스엔지니어링과 인공지능(AI)역량검사를 서비스하는 마이다스인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영철학은 행복, 보람, 나눔에 뿌리를 두고 있다. 큰 회사보다는 '좋은 회사', 회사 유익보다는 '지역사회 유익'을 우선시하는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연 매출 1000억대 기업이지만 매출액의 1%에 달하는 금액을 사회로 환원하고 있다. 4무 경영(무스펙,무경쟁,무징벌,무정년)과 대기업 못잖은 사내 복지제도가 입소문 나면서 입사경쟁률은 1000대1을 웃돌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