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소년범죄에 분노와 슬픔 넘어 관심·책임 생각하게 하는 작품"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소년심판’이 호평을 받으며 지난 3일 기준 글로벌 순위 7위에 올랐다. 공개 직후엔 톱10에 들지 못했으나 서서히 입소문이 나며 흥행 가도에 올랐다. 소년범 사건을 다루는 ‘소년 형사합의부’ 판사들과 사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의 주연 배우 김혜수(사진)를 지난 4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함께 고민할 만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에요. 소년범죄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형성된 것 같아 작품에 참여한 일원으로서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김혜수는 소년범을 혐오하면서도 최선의 판결을 내리려고 애쓰는 판사 심은석 역을 맡았다. 작품은 은석을 중심으로 소년들을 둘러싼 가정, 사회, 법적 시스템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소년범죄의 이면을 치열하게 파헤친다.

“은석은 책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인물인데, 이 부분이 작품의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생각했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소년범을 혐오하고 저주하는 것 같지만, 사건의 실체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이면에 있는 것들을 고민하는 이상적인 판사죠.”

작품의 주제가 묵직한 만큼 그는 촬영 전부터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한다. 소년재판을 직접 참관하고, 소년재판을 맡은 판사 10여 명을 만나 이야기도 들었다. 그는“법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재판을 경험하고 나니 제 관심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감정 자체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법관들의 고뇌도 충분히 느꼈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의 경우, 판결이 국민의 분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판사가 저 모양이니까 우리 사회가 이렇다’는 이야기도 하죠. 그런데 판사들을 만나 보니 이분들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과 무거운 사명감으로 고뇌하며 일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마음에 와닿는 대사도 많다고 했다.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처분은 소년들한테 내렸지만,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들도 함께 느껴야 한다” 등 첫 회와 마지막 회에 나오는 대사엔 은석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은석은 소년범들을 혐오는 하되 이들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판사로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요. 사회에 어떤 책임이 있고, 어른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사들 같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