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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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신발의 주류였던 스니커즈를 밀어내고 구두가 다시 뜨고 있다. 힙합세대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2010년대 급성장한 스니커즈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집에서 1마일(약 1.61㎞) 거리용 편한 의류인 ‘원마일웨어’가 떠오르며 인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격식을 갖춘 포멀한 패션이 2년여 만에 재등장하면서 구두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월 해외 브랜드 구두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6.9% 증가했다. 국내 일반 구두 브랜드 매출도 이 기간 23.4% 늘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심화로 인한 기저 효과가 있지만 경기 재개(리오프닝)와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여성 구두 매출이 23.2%, 남성 구두는 15.3%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여성 구두는 하이힐 등 포멀한 구두가 인기를 끌고 남성 구두는 로퍼와 컴포트화 등 일상에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구두가 잘 나간다”며 “지난해 슈즈 상품군은 운동화, 스니커즈 판매가 주를 이뤘던 반면 올 들어선 구두가 신발 매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는 현재 여성 신발 부문의 판매 상위 20위 제품 중 14~15개를 구두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스니커즈 일색이던 것을 감안하면 구두로의 트렌드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로퍼와 플랫 등 직장인이 선호하는 편한 구두 외에도 킬힐이나 강렬한 디자인의 구두가 인기”라며 “발등과 발목까지 끈을 교차해서 묶는 스트랩 슈즈와 색색깔의 비즈 장식이 더해진 화려한 구두가 이번 시즌 패션쇼 런웨이에 대거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의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도 신발 코너에 스니커즈 대신 로퍼 등 구두가 진열되기 시작했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스니커즈를 통해 젊은 층을 유입시킨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