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업의 불공정 행위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가 이번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경제계에선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이른바 ‘보복성 고발’이나 경쟁사 간 고발이 난무하면서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7일 여야의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약속했다. 공정위가 ‘기업 봐주기’를 일삼고 있다는 게 이 후보의 주장이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기업에 대해 고소·고발이 이어지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도입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시절엔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같이 선회했다. 기존 제도를 유지하되, 부작용이 생긴다면 향후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기업들의 가격·입찰 담합 등과 관련해 누구든지 고발할 수 있다. 검찰도 공정위 결정과 관계없이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경제계는 공정위가 기업들엔 ‘저승사자’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검찰까지 수사하게 되면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