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장기화…K방산 '씁쓸한 호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러 침공 이후 주가 20% 급등
"국지전 넘어 신냉전 오나" 우려
유럽국 일제히 군비증강 움직임
LIG넥스원·한화에어로 등 관심
8년 전 크림반도 사태 때도 수출↑
"국지전 넘어 신냉전 오나" 우려
유럽국 일제히 군비증강 움직임
LIG넥스원·한화에어로 등 관심
8년 전 크림반도 사태 때도 수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각국이 방위력 증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방산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서진을 막기 위한 유럽 국가의 재무장 강화와 군비 확충 움직임과 맞물려 시장에선 조심스럽게 세계적인 방산 호황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방산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난해 조(兆) 단위 수출에 성공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방산업체엔 호재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쟁적인 방위력 증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 여파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는 국내 방산업체와 인연이 깊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에도 이들 국가가 국내 방산업체로부터 무기체계를 대거 수입한 적이 있다. 폴란드를 비롯 에스토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K-9을 구입했다.
K-9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가 생산한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노르웨이의 주력 전차사업 경쟁 기종으로 참여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도 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동유럽에서는 한국산 무기가 선진국 제품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추가 수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육상 무기뿐 아니라 미사일, 전투기 등 다른 무기체계로까지 수출 길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수출에 성공했다. KAI는 지난해 말엔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와 경공격기 FA-50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사일 방어와 제공권 장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세계적인 신냉전이 도래한다면 수요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체계 수출액은 2016년 25억6000만달러에서 2021년 72억5000만달러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방산업체는 올해도 중동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 굵직한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어 수주액이 100억달러(약 12조원)를 웃돌 전망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신냉전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재무장 나선 유럽…한국산 무기에 관심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부분의 국내 방산업체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 6거래일 만에 LIG넥스원 주가는 21.7% 상승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주요 방산업체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16.5%, 20.8%, 11.6% 올랐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정체된 상황에서 주목되는 주가 흐름이다.방산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난해 조(兆) 단위 수출에 성공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방산업체엔 호재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쟁적인 방위력 증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 여파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는 국내 방산업체와 인연이 깊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에도 이들 국가가 국내 방산업체로부터 무기체계를 대거 수입한 적이 있다. 폴란드를 비롯 에스토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K-9을 구입했다.
K-9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가 생산한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노르웨이의 주력 전차사업 경쟁 기종으로 참여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도 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동유럽에서는 한국산 무기가 선진국 제품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추가 수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육상 무기뿐 아니라 미사일, 전투기 등 다른 무기체계로까지 수출 길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수출에 성공했다. KAI는 지난해 말엔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와 경공격기 FA-50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사일 방어와 제공권 장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세계적인 신냉전이 도래한다면 수요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의 러시아 지분 공략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2위 방산 대국인 러시아의 무기 수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는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칩 수출 중단을 비롯해 러시아 방산업의 ‘돈줄’인 국책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에 나섰다. 러시아제 무기를 주로 도입했던 국가에서 한국산 무기의 점유율을 높일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체계 수출액은 2016년 25억6000만달러에서 2021년 72억5000만달러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방산업체는 올해도 중동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 굵직한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어 수주액이 100억달러(약 12조원)를 웃돌 전망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신냉전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