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대장동 특혜 눈감아" vs "녹취 작년 9월…김만배 거짓말"
'김만배 녹취록' 공방…與 "몸통 드러나" 野 "생태탕 시즌2"
여야는 대선을 이틀 앞둔 7일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을 두고 서로 양측 후보가 '대장동 몸통'이라며 칼끝을 겨눴다.

더불어민주당 선거 유세와 공개회의, 언론인터뷰, SNS 등 가능한 채널을 통해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며 여론전에 집중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직적인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생태탕 시즌2"라고 차단막을 폈다.

우선 그동안 대장동 의혹에서 수세였던 민주당은 이번 녹취록을 두고 "왜 김만배가 '내가 입 열면 윤석열은 죽는다'고 했는지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면서 대장동 의혹의 '진범'이 윤 후보라고 주장하며 역공에 힘을 쏟았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드디어 저희가 일관되게 주장했던 대장동 몸통이 왜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드러나는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도 이날 당사 기자회견에서 "이제 범인이 밝혀졌다"면서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의 주범이 누구인지, 최고위직 법조인 출신이 다수 연루된 대장동 특혜를 눈감아준 당사자가 누구인지 드디어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김씨가 해당 음성파일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의 개입으로 법조인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고 자신이 이에 "공산당이냐"면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점을 들어 이 후보의 '결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강병원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불법 비리를 눈감아준 자, 윤석열이 범인"이라면서 "범인에게 욕설을 들어가면서까지 제대로 일한 사람 이재명 후보가 범인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초박빙 승부 속 해당 녹음파일이 중도·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장동 파문이 대선 정국을 내내 달군 가운데 해당 녹음파일이 선거일을 이틀여 앞두고 공개된 점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영원히 감출 수 있는 거짓은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당했던 이재명이 해왔던 말이 맞았는지, 대장동 몸통이라며 누명 씌우던 사람들이 했던 말이 진실인지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달라. 그리고 3월 9일 투표로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김만배 녹취록' 공방…與 "몸통 드러나" 野 "생태탕 시즌2"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공세를 '생태탕 의혹 시즌 2'로 규정하며 반격했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여권이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 방문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생태탕집 모자의 증언을 고리로 총공세에 나섰지만 결국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생태탕+드루킹 시즌 2'의 결말은 분노한 민심"이라며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이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녹취 시점은 작년 9월 15일이다.

그 무렵은 김만배가 화천대유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는 보도가 나오며 이를 철저히 수사하라는 여론이 들끓을 때"라며 김씨가 수사를 무마하고 이 후보를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각종 녹취록 기사에 댓글이 수천 개씩 달리고,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 추천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면서 댓글 여론조작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선대본부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드루킹이 생태탕을 먹었나요? 딱 걸렸습니다"라며 "선거 이틀 전 (녹취록을) 들고나오는 공작의 향기. 그리고 대대적 살포. 잊을 수 없는 드루킹의 추억까지 소환됐다"고 적었다.

박민영 선대본부 청년보좌역은 "민주당 선대위 더밝은미래위원회 주도로 무려 2만2천명이 참여하는 단톡방에 지령을 내려 포털 기사의 댓글과 좋아요, 추천수를 조작했다는 증언을 받았다"며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녹취록이 현 판세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이런 네거티브를 왜 하겠나.

판세가 불리하니까 역전시키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라며 "이런 식의 네거티브로는 결코 판세를 엎을 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화성 유세에서 "김만배 일당이 가져간 8천500억원이 몇 명의 일당이 다 먹기에는 너무 많은 돈 아닌가.

공정한 사법이 이뤄지면 저절로 다 드러나게 돼 있다"며 이 후보를 거듭 겨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