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사진)가 경기 도중 분에 못 이겨 웨지를 부러뜨리고 코스 세팅을 맹비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클럽&로지(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다.

이날 전반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잃은 매킬로이는 8번홀(파4)에서 화가 났는지 퍼터를 집어던졌다. 이 홀에서 파를 기록했지만, 직전 홀에서 더블보기가 나온 이후라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

그가 폭발한 건 12번홀(파5).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약 25야드 지점에 멈췄다. 여느 때라면 쉽게 홀 옆에 공을 붙이고 버디를 잡으면 되는 상황. 하지만 매킬로이가 친 칩샷은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네 번 만에 겨우 온그린을 한 매킬로이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웨지를 꺾어 부러뜨린 뒤 캐디에게 건넸다. 그는 이후 2퍼트로 보기를 적어냈다.

이날 매킬로이는 4오버파 76타를 기록했다. 전날 3라운드와 같은 스코어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쳐 선두로 나섰으나 최종 라운드에서 공동 13위에 그쳤다.

3라운드가 끝난 뒤 “후회할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매킬로이는 이날 경기 직후 코스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매킬로이는 “잘 친 샷이 보상받지 못한다”며 “선을 넘었다. 이건 미친 골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실수한 샷이 페널티를 받는 건 괜찮지만 잘 친 샷이 보상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지난 3년 동안 (코스 상태가) 똑같았다”고 주장했다.

코스 세팅에 뿔이 난 건 매킬로이만이 아니었다. 맷 존스(41·호주)는 전날 3라운드 11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들어가지 않자 그린 옆 호수로 퍼터를 던져버렸다.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친 개리 우들랜드(38·미국)는 “이 코스에서 벗어나게 돼 기쁘다”며 “끝나서 다행”이라고 했다.

오는 10일 개막하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격하는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의 좋지 않은 기억을 잊기 위해 하루 휴식하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우승 트로피 탈환을 노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