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도심 연무·매캐한 냄새에 "혹시 또 산불?" 주민 문의 빗발
진화율 강릉·동해 90%, 삼척 80% 답보…오후 본격 투입 진화 속도
[동해안 산불] 주불진화 기대했는데…'연무' 복병에 헬기 진화 차질
7일 오전 중 산불 주불진화를 목표로 총력 진화를 펼치던 산림 당국이 '연무'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현재 동해안(강릉·동해·울진·삼척) 산불 현장에서 심한 연기와 안개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에서는 오후 들어 바람이 북동쪽으로 불면서 울진·삼척 산불 연기가 강릉 비행장까지 퍼졌다.

이 때문에 연료 보급 후 이륙할 항공기 시계가 불량해 낮 12시 50분부터 이륙을 하지 못하다가 연무가 다소 사라진 오후 2시 20분께부터 진화 헬기가 차례로 투입되고 있다.

강릉 옥계면과 동해 산불 현장에서 30㎞ 정도 떨어져 있는 강릉 도심까지 연무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도심으로 스며들자 행정당국에 '산불이 난 게 아니냐'는 문의가 쏟아졌다.

불안을 느낀 시민들은 '또다시 인근에서 산불이 난 게 아니냐'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거나 행정당국, 언론사에 문의하기도 했다.

급기야 강릉시는 산불 진화 연무가 남풍으로 인해 강릉시 내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창문 닫기, 야외활동 자제, 마스크 착용 협조를 요청하는 안내 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동해안 산불] 주불진화 기대했는데…'연무' 복병에 헬기 진화 차질
산불 진화의 핵심 전력인 헬기가 연무에 이륙이 가로막히자 현장에서는 또다시 "헬기가 다 어디로 갔느냐"는 볼멘소리가 쏟아지는 '데자뷔'를 경험했다.

한 관계자는 "헬기 9대만 투입되면 충분하면 주불진화가 가능할 것 같은데 3대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마저도 대형 헬기가 아닌 담수 용량이 적은 임차 헬기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삼척에서는 애초 헬기를 6대 띄울 예정이었으나 헬기가 울진으로 방향을 틀면서 오전 10시가 되도록 헬기가 1대도 보이지 않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산림 당국은 바람이 잦아든 오늘을 주불진화를 위한 최적의 기회로 보고 강릉·동해부터 먼저 제압한 뒤 울진에 진화력을 집결시킬 방침이었으나 그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

일몰 시각이 점점 다가오면서 최악의 경우 주불진화 실패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강원지역 산불 진화율은 낮 12시 기준 강릉·동해 90%, 삼척 80%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답보상태를 보이고, 영월도 험한 산세에 50%에서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동해안 산불] 주불진화 기대했는데…'연무' 복병에 헬기 진화 차질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은 강릉·동해 4천㏊, 삼척 650㏊, 영월 80㏊로 집계됐다.

이를 모두 합하면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 15배가 넘고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6천274배에 달한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강릉·동해 산불 주불진화를 금일 내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연무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후 들어 연무가 걷히는 대로 민가와 중요 보호시설을 중심으로 진화를 이어가는 등 신속히 진화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