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KT 대리점에서 갤럭시S22 판매 광고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KT 대리점에서 갤럭시S22 판매 광고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신형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갤럭시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에 이용자들이 푸념하고 있다. GOS 논란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싶지 않아도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는 현실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GOS 기능을 의무화가 아닌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네이버 카페에 개설된 'GOS 집단소송 준비방' 인원은 이날 기준 4500명을 넘어섰다. 실제 소송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일부 삼성전자 소액 주주들은 오는 16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대투표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갤럭시 불매?...이용자들 "한국에선 선택지 없다"

특히 삼성전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를 '기만'했다면서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불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 '삼성 스마트폰' 온라인 카페에서는 갤럭시를 살 이유가 없다거나, GOS 논란에도 갤럭시S22를 계속 쓸 것이냐고 묻는 게시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한국에선 선택지가 없다. 안드로이드(운영체제·OS)는 갤럭시뿐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삼성이 괘씸해서 갤럭시S22 취소했는데, 대안도 없고 '현타'(현실을 깨닫게 된다)가 온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대체할 경쟁업체가 마땅히 없다. 크게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는데,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밖에 없어 사실상 독주 체제다. 더욱이 지난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이런 경향은 한층 강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85%에 달했다. 직전 분기 75%에서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번 GOS 사태로 일부는 "애플 아이폰으로 갈아타겠다"는 이용자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OS가 달라 이마저도 여의찮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 40대 갤럭시 이용자는 "아이폰을 써볼까 하다가도 OS가 다르고 사용 방법이 복잡한 것 같아 엄두가 안 난다"고 털어놨다.

외산 폰이 있지만 이마저도 국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의 경우 백도어 등 보안 문제가 불거져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대한 불신이 크다.
강남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 김영우 기자
강남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 김영우 기자

일부 "통화녹음, 삼성페이만 아니면 안썼다"

갤럭시가 국내 사용에 최적화된 점도 소비자들이 쉽게 스마트폰을 바꾸지 못하는 요인이다.

특히 통화녹음 기능은 아이폰에서는 제공하지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11개 주에서는 상대방 동의 없는 통화 녹음에 대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갤럭시에도 통화 녹음 기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페이도 갤럭시 스마트폰의 강력한 무기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7월 기준 1485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 어플리케이션(앱) 1위에 올랐을 정도다.

아이폰도 '애플페이' 기능은 있지만 애플이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카드사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비용 부담, 수수료 등의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갤럭시S22 초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최근 벌어진 GOS 논란 또한 갤럭시S22 판매량에 분명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