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박상학, 기부금 불법 모금으로 벌금형 집행유예(종합)
불법 기부금을 모금 혐의로 기소된 대북 인권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8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그의 동생 박정오 큰샘 대표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과 200만원을 선고하고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함께 기소된 두 법인에도 벌금 200만원과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년간 법령에 따른 절차 없이 기부금을 모집했고 금액도 상당해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위반에 대한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거나 부정하게 기부금품을 사용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사단법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운영하며 2016∼2020년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지 않고 1억7천만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박정오 대표도 같은 기간 큰샘을 운영하며 불법 기부금 1천900만원을 모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법정에서 "해당 금액이 기부금품이 정한 기부금에 해당하지 않고, 관련 등록 절차를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후원금 모집 경위·방법·기간·규모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 측은 선고 결과에 대해 "무죄취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대북전단 및 쌀 보내기 활동에 대한 제반 사정을 널리 참작한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 측은 변호인들의 상의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4월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한 경기도·강원도 일대에서 두 차례 대북 전단과 소책자, 미화 1달러 지폐 등을 대형 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날려 보낸 혐의로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통일부는 2020년 자유북한운동연합·큰샘의 대북 전단·물품 살포 행위가 탈북민단체의 설립 목적을 벗어난데다, 접경지역 안전을 위협해 공익을 해했다며 법인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제기된 소송에서 1심 법원은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대한 법인 허가 취소는 정당하지만, 큰샘에 대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엇갈린 판단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