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르몽드에 기고…"프랑스, 비난하는 전쟁에 자금 조달하고 있어"
[우크라 침공] 프랑스 전 대통령 "푸틴 막으려면 러 가스 구매 멈춰야"
"러시아산 가스를 계속 구매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비난하고 있는 전쟁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막으려면 그에게서 가스를 사들이는 것부터 그만둬야 한다.

"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의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짓밟고, 키이우(키예프)를 포위하고, 도시 전체를 폭격하고, 우리가 지지해온 시민들을 끔찍이도 괴롭힐 때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가스를 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산 가스 구매 중단에는 대가가 따르겠지만, 생명을 빼앗는 최악의 일에 자금을 필요로하는 판매자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기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며 "독일보다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낮은 프랑스가 앞장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러시아에서 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다음 겨울부터 가격과 공급량 측면에 있어서 이중 충격이 발생할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상승한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르고, 겨울에 난방이 어려울 수 있더라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소비하는 가스의 20%가 러시아에서 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르웨이, 네덜란드, 알제리, 미국 등 다양한 공급처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추가로 사들이는 협상을 할 수 있다면 목표는 달성 가능하다는 게 올랑드 전 대통령의 판단이다.

만약 이렇게 해서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없다면 프랑스인들에게 겨울 난방 사용을 줄여달라고 부탁해 수요를 제한해야 한다며, 올랑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우호적인 프랑스인들은 이러한 희생을 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계기로 그 어떤 독재자도 손에 쥐고 휘두를 수 없는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풍력발전소 외관이 흉하다고 하소연할 게 아니라 잔해만 남은 우크라이나 도시와 그곳을 폭격하기로 한 사람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볼모로 삼은 원자력발전소 역시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대로 새로운 원자로를 짓기보다는 기존 원전을 확장하고, 유지관리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