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열명 중 하나 "6개월 안에 일자리 잃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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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연구원, 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
노동시간, 노동강도는 상당 부분 개선
일용근로자 5명중 1명 "6개월내 실직 우려"
직원 둔 자영업자 "일자리 전망 좋다" 48%→35%
직장 직원수 줄었다는 응답도 14%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은 불편해져"
노동시간, 노동강도는 상당 부분 개선
일용근로자 5명중 1명 "6개월내 실직 우려"
직원 둔 자영업자 "일자리 전망 좋다" 48%→35%
직장 직원수 줄었다는 응답도 14%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은 불편해져"
우리나라 취업자들의 근로시간이나 노동강도는 개선됐지만, 일자리 전망이나 심리적 건강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금근로자 10명 중 한 명, 일용 근로자 5명 중 1명은 "6개월 안에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9일 제6차(2020년~2021년)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환경조사는 산재예방정책 수립과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 생산을 목적으로 3년마다 작성되는 국가승인통계다. 만 15세 이상 취업자 5만 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노동환경을 조사한다.
특히 이번 조사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실시돼 코로나19 상황에서 노동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특히 주52시간 이상 근무자가 2017년 21%에서 2020년 13%로 줄었고, 토요일 근무도 2017년 51%에서 2020년 43%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주52시간제가 2018년7월부터 시행되면서 장시간 근로 관행이 일부 개선된 영향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근무시간 도중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 것이 쉽다"고 응답한 비율은 낮아져 근무 유연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성·학력·출신지역·고용형태 등에 따른 차별과 폭력도 대체로 감소했다. 일례로 학력차별은 2017년 5.0%에서 2020년 2.5%로 절반 가까이 감축됐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도 5.5%에서 3.2%로 줄었다. 다만 언어폭력이나 신체적 폭력, 성희롱을 경험한 취업자는 소폭 증가했다. 성희롱의 경우 0.2%에서 0.4%로, 언어폭력의 경우 4.8%에서 5.4%로 늘어났다.
소음이나 고온, 간접흡연 등에 노출됐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도 크게 줄었다. 일례로 소음의 경우 2017년 21%에서 2020년 15%로 줄었고, 간접흡연도 13%에서 5%로 줄어 업무환경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일자리 전망이 악화되고 있음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조사에서 48%가 좋다고 응답했던 것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13%포인트나 감소한 35%만이 좋다고 응답한 것이다.
전체 취업자 중 “향후 6개월 안에 현재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한 비율도 12%에 달했다. 이는 2017년 조사 당시 10%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이런 불안감은 유독 일용 근로자의 경우 더욱 심했다. 2017년 조사에서 10%가 일자리 상실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번 조사에는 2배 이상 증가한 22%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일용 근로자 외에 임시근로자도 16%에서 21%로 증가했다.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기존과 큰 변함이 없었다.
이번에 처음 시행된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지난 3년 동안 직원 수가 감소했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은 14%에 달했다.
업무에 있어서 근로자의 재량권도 점차 줄어서 자율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의 순서나 작업속도·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직무자율성 역시 감소하는 추세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일례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응답은 2017년 63%에서 2020년 56%로 줄었다. 특히 여성과 10대, 60세 이상 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교육훈련과 안전보건 정보 제공도 적게 받고 재량권도 적어서 업무 수행 과정이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
그밖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주관적인 심리학적 복지를 평가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문지 중 하나인 WHO-5 웰빙 지수도 2017년 조사보다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김은아 원장은 “임금근로자보다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일용근로자가 일자리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9일 제6차(2020년~2021년)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환경조사는 산재예방정책 수립과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 생산을 목적으로 3년마다 작성되는 국가승인통계다. 만 15세 이상 취업자 5만 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노동환경을 조사한다.
특히 이번 조사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실시돼 코로나19 상황에서 노동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근로시간, 노동강도, 위험요인 노출은 개선
노동강도, 노동시간, 폭력·차별 조사 결과 유해·위험요인(13개)에 대한 노출 등 4개 부분은 제5차(2017년) 조사와 비교하면 대체로 개선됐다.특히 주52시간 이상 근무자가 2017년 21%에서 2020년 13%로 줄었고, 토요일 근무도 2017년 51%에서 2020년 43%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주52시간제가 2018년7월부터 시행되면서 장시간 근로 관행이 일부 개선된 영향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근무시간 도중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 것이 쉽다"고 응답한 비율은 낮아져 근무 유연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성·학력·출신지역·고용형태 등에 따른 차별과 폭력도 대체로 감소했다. 일례로 학력차별은 2017년 5.0%에서 2020년 2.5%로 절반 가까이 감축됐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도 5.5%에서 3.2%로 줄었다. 다만 언어폭력이나 신체적 폭력, 성희롱을 경험한 취업자는 소폭 증가했다. 성희롱의 경우 0.2%에서 0.4%로, 언어폭력의 경우 4.8%에서 5.4%로 늘어났다.
소음이나 고온, 간접흡연 등에 노출됐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도 크게 줄었다. 일례로 소음의 경우 2017년 21%에서 2020년 15%로 줄었고, 간접흡연도 13%에서 5%로 줄어 업무환경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용근로자 5명 중 1명 “6개월 내 직업 잃을 수도”
일자리 전망은 그리 좋지 못했다. 자신의 일자리 전망이 “좋다”고 응답한 취업자는 2017년 조사 대비 5%포인트 감소한 35%로 나타났다.특히 고용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일자리 전망이 악화되고 있음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조사에서 48%가 좋다고 응답했던 것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13%포인트나 감소한 35%만이 좋다고 응답한 것이다.
전체 취업자 중 “향후 6개월 안에 현재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한 비율도 12%에 달했다. 이는 2017년 조사 당시 10%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이런 불안감은 유독 일용 근로자의 경우 더욱 심했다. 2017년 조사에서 10%가 일자리 상실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번 조사에는 2배 이상 증가한 22%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일용 근로자 외에 임시근로자도 16%에서 21%로 증가했다.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기존과 큰 변함이 없었다.
이번에 처음 시행된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지난 3년 동안 직원 수가 감소했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은 14%에 달했다.
◆동료 도움 못 받고 업무 재량권 낮아져
"동료와 상사의 도움과 지지를 받는다"는 응답도 감소했다. '동료'의 도움·지지를 받는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2017년 조사에서 69%를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60%로 크게 줄었다. '상사'의 도움·지지를 받는다는 응답도 64%에서 58%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문화로 직장 내 소통이 적어진 점, 개인화와 경쟁 심화 등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업무에 있어서 근로자의 재량권도 점차 줄어서 자율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의 순서나 작업속도·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직무자율성 역시 감소하는 추세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일례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응답은 2017년 63%에서 2020년 56%로 줄었다. 특히 여성과 10대, 60세 이상 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교육훈련과 안전보건 정보 제공도 적게 받고 재량권도 적어서 업무 수행 과정이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
그밖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주관적인 심리학적 복지를 평가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문지 중 하나인 WHO-5 웰빙 지수도 2017년 조사보다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김은아 원장은 “임금근로자보다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일용근로자가 일자리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