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폭락하는 루블화. / 사진=뉴스1
가치 폭락하는 루블화. / 사진=뉴스1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6단계 낮춰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 국가부도) 직전으로 끌어 내렸다. 앞서 피치는 B에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렸는데 이를 추가로 강등한 것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피치에 따르면 피치는 러시아 국채의 신용등급을 'B'에서 6단계 낮은 'C'로 내렸다. 피치의 신용등급에서 'C'는 디폴트 직전 단계를 말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가해진 제재로 채무를 상환할 의지와 능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피치는 "러시아 정부가 달러 표시 국채의 상환을 루블화로 채무 이행을 허용하며 디폴트 위기가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주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루블화 국채(OFZ)의 상환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 6일에는 러시아 채권자와 러시아 제재에 가담하지 않은 국가의 채권자에게 지급 당시 환율로 루블화로 갚겠다고 공표했다.

러시아는 오는 16일 유로채 2건 1억700만 달러 상당의 이자 만기일을 맞는다. 이자 지불은 30일 유예기간을 둘 수는 있다.
피치, 러시아 국가신용등급 C로 하향…"디폴트 직전 수준"
피치에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러시아에 대한 등급과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신용등급을 종전 'B3'에서 2단계 내리고 신용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Ca'는 제한적이나 일부 디폴트에 상당하는 'C' 바로 위 등급이다.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높아져 외국 채권자는 일부 밖에 회수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러시아의 국가신용을 CCC-로 조정했다.

한편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잇달아 발표했다.

피치는 지난 7일 "러시아에서 상업 운영을 즉각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타 국가에 있는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시장 분석정보는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무디스도 러시아 내 영리 사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러시아 밖의 직원들이 관련 업무를 지속할 것이며 러시아에 있는 직원들을 위한 회사의 지원은 계속된다"고 발표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