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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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40대와 20대 여성,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60대 이상과 20대 남성 연령대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으면서 ‘초박빙’ 승부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표심은 두 후보가 엇비슷했다. ‘캐스팅보트’로 여겨진 수도권 민심은 갈렸다. 서울에선 윤 후보가 소폭 우세했고, 인천·경기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섰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 10%대 지지율을 얻었지만 목표로 한 30%엔 못 미쳤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20%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선 30%대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대남은 尹, 이대녀는 李 택했다

9일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KEP(KBS MBC SBS) 공동 출구(예측)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48.4%로 이 후보(47.8%)와 0.6%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승부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JTBC 출구조사에선 이 후보가 48.4%, 윤 후보가 47.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조사 모두 결과를 예단하기조차 어려운 ‘초접전’ 양상이었다.

20대에서 남녀 간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갈렸다. 윤 후보가 꾸준히 ‘맞춤형 공약’을 내온 20대 남성은 윤 후보에게 58.7%, 이 후보에게 36.3% 표를 던졌을 것으로 예상됐다(이하 KEP 조사 기준).
40대·이대녀는 李, 60대·이대남은 尹…세대·성별 극명하게 갈렸다
반면 20대 여성은 58.0%가 이 후보를, 33.8%가 윤 후보를 택한 것으로 예측됐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걸어왔고, 이 후보는 이 같은 윤 후보를 ‘갈등 유발자’라고 비판하면서 ‘이대녀’(20대 여성)를 향해 한 표를 호소해왔다. 남녀를 합친 20대 지지율은 이 후보가 47.8%, 윤 후보가 45.5%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30대 역시 이 후보 46.3%, 윤 후보 48.1%로 박빙이었다. 30대 역시 남성은 윤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고(윤 52.8%, 이 42.6%), 30대 여성은 이 후보를 더 많이 찍었을 것(윤 43.8%, 이 49.7%)으로 예상됐다. 2030세대는 전체 유권자 4416만8510명의 30%(20대 659만 명, 30대 667만 명)를 차지하는 만큼 일찌감치 여야 대선 후보의 주요 타깃층으로 꼽혔던 연령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40대 표심은 이 후보(60.5%)에게 쏠렸다. 50대 역시 이 후보(52.4%)가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 윤 후보(43.9%)에게 앞섰다. 반면 60대 이상 연령대에선 윤 후보가 3분의 2가 넘는 67.1%의 지지를 받아 이 후보(30.8%)를 압도했다.

서울은 尹, 인천·경기는 李 ‘소폭 우세’

9일 서울 중구구민회관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허문찬 기자
9일 서울 중구구민회관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윤 후보는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이 후보에 비해 우세했다. KEP 조사 기준 50.9%로 이 후보(45.4%)보다 더 많이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에선 이 후보가 50.8%로 윤 후보(45.9%)를 앞섰다. 경기 지역은 가장 많은 유권자인 1142만8857명이 있는 지역으로, 민주당은 수도권을 막판 승부처라고 보고 유세 화력을 집중해왔다. 인천은 이 후보 49.6%, 윤 후보 45.6%였다.

호남은 민주당, 영남은 국민의힘이라는 지역 구도의 기본 틀은 이번에도 유지됐다. 영남에선 윤 후보가 50~70%대의 지지를 얻어 이 후보를 크게 눌렀다. 대구(윤 후보 72.7%, 이 후보 24.0%)와 경북(윤 후보 72.1%, 이 후보 24.6%)에선 격차가 컸지만, 부산(윤 57.8%, 이 38.5%), 경남(윤 57.1%, 이 39.5%), 울산(윤 56.5%, 이 39.1%)에선 이 후보가 30%대의 득표율을 얻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광주에서는 이 후보 83.3%, 윤 후보 13.7%로 이 후보가 69.6%포인트나 우세했다. 전남(이 83.7%, 윤 13.3%)과 전북(이 82.6%, 윤 14.4%)에서도 격차가 컸다. 윤 후보가 당초 호남 지지율 목표치로 내걸었던 30%에 크게 못 미쳤다.

충청은 박빙이었다. 대전은 윤 후보 48.2%, 이 후보 47.3%로 윤 후보가 0.9%포인트 앞섰다. 세종·충남은 윤 후보 48.2%, 이 후보 47.2%였고, 충북은 윤 후보 50.3%, 이 후보는 45.0%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 지역은 윤 후보(54.3%)가 우세했고, 제주는 이 후보(52.2%)의 지지도가 절반을 넘었다.

고은이/송영찬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