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니켈공장 모습. 사진=REUTERS
러시아 니켈공장 모습. 사진=REUTERS
삼성증권은 최근 급등한 니켈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은 낮지만, 또 다른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2차전지 섹터의 판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8일 내놨다.

런던금속거래소는 지난 8일(현지시간) 니켈 거래를 중단시켰다. 직전 거래일인 7일 니켈 선물 3개월물의 가격이 하루만에 60% 넘게 폭등한 데 더해 8일에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톤(t)당 10만달러에 이르렀기 떄문이라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급 영향보다 투기적 포지션의 영향이 지배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니켈 생산 비중이 전 세계에서 9.2%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니켈 수급 불안과 함께 니켈 가격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라며 “이에 더해 중국 니켈 제조사인 칭산철강의 시앙광다 회장 등이 LME 니켈 가격 하락에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잡은 상황에서 마진콜이 나온 것도 단기 가격 폭등의 배경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 니켈 수급에 대해 장 연구원은 “니켈의 글로벌 수급 상황은 진행 중인 증설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초과공급 상태”라며 “다만 2020년대 중반 이후는 타이트한 수급을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니켈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2차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다른 금속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를 우려한 완성차업계가 공격적인 가격 협상에 나서면 2차전지 섹터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장 연구원은 “(니켈 가격 급등이) 2차전지 셀 및 재료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판가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재 가격 변동에서 자유롭거나 시장 점유율이 높아 가격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업체들 위주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