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조만간 테슬라가 찻값을 올릴 것 같아요. 또 오르기 전에 일단 예약부터 걸어놨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41)는 지난해 초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를 예약했지만 보조금 신청에 실패한 뒤 예약을 취소했다. 예약 당시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은 5990만원. 지금 구매하면 6979만원을 줘야 한다. 그는 "가격이 1000만원 가까이 오를 줄 알았으면 예약 취소를 안 했을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예약 취소한 게 아까서 구매를 미뤘는데 오랫동안 사고 싶었던 차이기도 했고 원자재 문제로 가격이 또 오를까 싶어 급하게 예약을 걸어놨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차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전날 차량 가격을 올렸다. 10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미국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와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을 각각 1000달러(약 123만원) 인상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일부 모델3와 모델Y 가격도 1만위안(1582달러·195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국내 판매되는 모델3와 모델Y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도 원자잿값 인상을 이유로 수차례 차값 인상을 단행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원자재 가격 불안정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인상 압박은 더 커졌다. 전기차 생산 단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생산 비용 중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전체 생산 비용의 70~80%가 원자잿값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곧 전기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니켈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원가가 대당 1000달러(약 123만원) 내외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이 폭등한 점은 비용 부담을 한층 키웠다. 러시아는 니켈 최대 생산국으로 전 세계 니켈의 약 10%가 러시아에서 나온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t당 4만2995달러(약 5282만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2.5% 급증했고 지난달과 비교하면 77.8% 치솟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이달 8일 니켈 가격이 장중 한 때 t당 10만달러(약 1억2285만원)를 넘자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배터리의 또 다른 핵심 소재인 코발트 가격도 만만찮게 뛰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지난 8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8만달러(약 9820만원) 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기준 t당 8만2250달러로 전일 대비 1%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15% 올랐고, 전년 대비로는 60.2% 뛰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