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니켈 가격이 폭등하자 니켈 상장지수증권(ETN)에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유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10일 한국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주요 원자재 선물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ETN 지표가치도 급변하고 있다”며 “지표가치보다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된 종목을 매수하면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로 급격히 수렴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TN의 지표가치는 기초자산의 가치로,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과 비슷한 개념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급격한 지표가치 등락의 반복으로 지표가치가 ‘0’이 될 경우 투자 원금의 전액 손실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니켈 가격 폭등으로 니켈 ETN 투자자들은 전례없는 사태를 겪고 있다. 지난 8일부터 런던금속거래소(LME)는 니켈 선물 거래를 중단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니켈 수급 우려가 커지자 LME에서 니켈 선물 가격은 이틀간 약 250% 뛰어올랐다. 시장이 혼란에 휩싸이자 LME는 시장을 닫는 초강수를 뒀다. LME의 니켈 선물 가격에 따라 수익을 내는 ‘대신 니켈선물 ETN(H)’은 적정 가치를 매기기 힘들어졌다. 이날 대신증권은 공시를 통해 “LME가 니켈 선물 거래를 재개하기 전까지 유동성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장중 거래 가격과 자산가치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으며, 투자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알렸다.

선물 가격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도 출렁이기는 마찬가지다. 앞서 니켈 선물 가격을 -2배로 좇는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은 니켈 가격 폭등으로 기초지수가 0으로 떨어지자 한국거래소에 의해 거래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3거래일간, 즉 오는 14일까지 ‘대신 인버스 니켈선물 ETN(H)’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니켈 선물 가격을 1배 역으로 따른다.

한국거래소 측은 “호가 상황 및 매매거래 상황 등을 감안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해당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시장가격과 지표가치 간 괴리율이 규정을 넘기면 투자유의종목 지정이 연장되거나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니켈 ETN은 네 개가 상장돼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