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세금 폭탄"…'부동산 분노'가 서울 승패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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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대선 표심 분석
尹당선인, 서울서 31만표 앞서
전국 득표차 24만표보다 많아
與 "부동산 민심 해결 못해 졌다"
호남서도 10%대 득표 '선방'
보수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
경기도선 31곳 중 23곳, 李 승리
연령별로는 2030이 승부 갈라
이대남은 尹, 이대녀는 李 몰표
尹당선인, 서울서 31만표 앞서
전국 득표차 24만표보다 많아
與 "부동산 민심 해결 못해 졌다"
호남서도 10%대 득표 '선방'
보수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
경기도선 31곳 중 23곳, 李 승리
연령별로는 2030이 승부 갈라
이대남은 尹, 이대녀는 李 몰표
20대 대통령 선거의 승패는 ‘부동산 민심’이 뜨거웠던 서울에서 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눌렀지만, 집값 상승 등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에서는 윤 당선인에게 5%포인트 가까이 밀리며 결국 최종 승리를 내줬다.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도 목표치(30%)엔 못 미쳤지만 ‘선방’한 수준인 10%대 득표를 얻어 역대 보수 정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이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선 윤 당선인이 이 후보를 압도했다. 집값 상승폭이 컸던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라인에서도 윤 당선인이 승리했다. 강동과 동작, 아파트 밀집 지역인 양천에서도 윤 당선인이 우세했다. 재개발이 가로막혀 불만 여론이 컸던 지역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앞선 두 차례 대선에서 민주당이 석권했던 지역이다.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25개 자치구를 싹쓸이했고, 18대 대선에서도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 자치구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엔 25개 자치구 중 14곳에서 표심이 뒤바뀌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패배의 주된 원인은 결국 부동산 민심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며 “서울에서 지고 대선을 이기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또 다른 접전지 경기도에서는 고전했다. 경기 도내 시·군 31곳 가운데 이 후보가 23곳에서 승리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과 인접하고 고령 인구가 많은 포천·연천·양평·가평·여주·이천과 도농복합도시 용인, 아파트 밀집지역 과천 등 8개 시·군에서만 이 후보를 앞섰다.
광주 득표율은 이 후보 85.29%, 윤 당선인 12.32%로 이 후보가 크게 우세했지만 보수 정당의 ‘열세 지역’임을 고려할 때 윤 당선인의 성적도 ‘이만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측이 당초 호남 지지율 목표치로 내건 30%에는 못 미쳤지만, 역대 보수 정당 후보의 호남 최고 득표율인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10.3%를 넘어섰다. 송기석 국민의힘 광주선대위원장은 “보수 정당의 불모지 호남에서 드디어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 민주당이 지역민의 상실감을 어떻게 감싸 안으며 지역 발전을 구체화하느냐가 호남 표심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2030세대 남성의 민주당 심판 정서는 지난해 보궐선거 때보다는 다소 누그러졌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58.7%는 윤 당선인을, 36.3%는 이 후보를 지지했다. 작년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는 20대 남성에 대한 오세훈 전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72.5%나 됐다. 마지막까지 부동층이었던 20대 여성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를, 33.8%가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부동산 민심이 승패 갈랐다
10일 대선 개표 결과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325만5747표를 얻어 294만4981표를 얻은 이 후보를 31만766표 차이로 앞섰다. 대선 승패를 가른 두 후보의 전체 표 차이(24만7077표)와 비슷한 숫자다. 이날 오전 2시 개표율이 80%를 넘긴 상황에서 이 후보가 윤 당선인에게 25만 표가량 밀리자 개표 현황을 지켜보던 한 민주당 의원은 “결국 딱 서울 표 차이만큼 진 것”이라며 “부동산이 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내가 서울을 오판했네”라고 탄식했다.서울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이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선 윤 당선인이 이 후보를 압도했다. 집값 상승폭이 컸던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라인에서도 윤 당선인이 승리했다. 강동과 동작, 아파트 밀집 지역인 양천에서도 윤 당선인이 우세했다. 재개발이 가로막혀 불만 여론이 컸던 지역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앞선 두 차례 대선에서 민주당이 석권했던 지역이다.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25개 자치구를 싹쓸이했고, 18대 대선에서도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 자치구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엔 25개 자치구 중 14곳에서 표심이 뒤바뀌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패배의 주된 원인은 결국 부동산 민심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며 “서울에서 지고 대선을 이기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또 다른 접전지 경기도에서는 고전했다. 경기 도내 시·군 31곳 가운데 이 후보가 23곳에서 승리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과 인접하고 고령 인구가 많은 포천·연천·양평·가평·여주·이천과 도농복합도시 용인, 아파트 밀집지역 과천 등 8개 시·군에서만 이 후보를 앞섰다.
○尹, 호남서 역대 최다 득표
호남은 민주당, 영남은 국민의힘 ‘텃밭’이라는 지역 구도의 기본 틀은 이번에도 유지됐다. 윤 당선인은 대구·경북(TK)에서, 이 후보는 호남에서 큰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 후보가 부산·울산·경남(PK)에서 30%대 후반~40%대 초반을 득표했고, 윤 당선인 역시 호남에서 10%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희망의 싹’은 피웠다는 평가다.광주 득표율은 이 후보 85.29%, 윤 당선인 12.32%로 이 후보가 크게 우세했지만 보수 정당의 ‘열세 지역’임을 고려할 때 윤 당선인의 성적도 ‘이만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측이 당초 호남 지지율 목표치로 내건 30%에는 못 미쳤지만, 역대 보수 정당 후보의 호남 최고 득표율인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10.3%를 넘어섰다. 송기석 국민의힘 광주선대위원장은 “보수 정당의 불모지 호남에서 드디어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 민주당이 지역민의 상실감을 어떻게 감싸 안으며 지역 발전을 구체화하느냐가 호남 표심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대남’은 尹, ‘이대녀’는 李
연령별로는 2030세대 표심이 최대 승부처였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지난 9일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2030세대는 이 후보와 윤 당선인을 거의 반반씩 지지했다. 이 후보의 20대(18~29세) 득표율은 47.8%, 윤 당선인은 45.5%였다. 30대에선 이 후보 46.3%, 윤 당선인 48.1%였다. 윤 당선인은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 고령층의 압도적 지지와 2030세대의 ‘절반의 지지’로 당선을 거머쥐었다.다만 2030세대 남성의 민주당 심판 정서는 지난해 보궐선거 때보다는 다소 누그러졌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58.7%는 윤 당선인을, 36.3%는 이 후보를 지지했다. 작년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는 20대 남성에 대한 오세훈 전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72.5%나 됐다. 마지막까지 부동층이었던 20대 여성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를, 33.8%가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