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 ‘지옥의 홀’에서 애덤 스콧(42·호주)과 해럴드 바너 3세(32·미국)가 첫 희생양이 됐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7256야드) 17번홀(파3), 18번홀(파4)에서다.

스콧은 11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1라운드 18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페어웨이 왼쪽 호수에 두 번이나 공을 빠뜨려서다.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에서 해마다 홀 난도 상위권에 오르는 18번홀의 왼쪽은 모두 물이다. 오른쪽에는 러프와 숲이 입을 벌리고 있다. 페어웨이는 이 사이에 가는 실처럼 뻗어 있다.

스콧은 이날 드라이버로 친 첫 티샷을 물에 빠뜨렸다. 다시 친 티샷도 왼쪽으로 향하면서 순식간에 4타를 잃었다. 여섯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홀아웃했다. 합계 6오버파 78타를 적어낸 그는 최하위로 1라운드를 마쳐 커트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아일랜드 홀’인 17번홀도 희생양을 낳았다. 바너 3세는 이날 피칭 웨지로 그린을 공략했는데, 백스핀이 한껏 걸린 공이 그린 위에 떨어졌다가 뒤로 굴러 물속에 빠졌다. 16번홀까지 7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던 그는 결국 이 홀에서 3타를 잃었다. 18번홀에서도 1타를 더 잃어 3언더파를 기록했다.

17번홀은 선수들을 집요하게 괴롭히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참가 선수들로부터 모두 66개의 공을 앗아갔다. 당시 안병훈(31)은 이 홀에서 옥튜플 보기(8오버파)를 친 뒤 겨우 탈출했다.

이날 1라운드는 악천후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1시간가량 지연됐다가 중간에도 4시간가량 쉬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 절반 이상은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김시우(27)는 1번홀(파4) 그린에 두 번 만에 공을 올린 뒤 마크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갔다.

2언더파 70타를 친 이경훈(31·사진)이 공동 19위에 올라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선전했다. 임성재(24)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씩을 적어내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토미 플리트 우드(31·잉글랜드)와 톰 호기(33·미국)가 6언더파 66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29·미국)는 2개 홀에서 이븐파를 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