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성북구 부동산…매매·전세가 수천만원씩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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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가구 '공급 폭탄'에 전셋값 급락
전셋값 무너지자 집값 덩달아 내려
전셋값 무너지자 집값 덩달아 내려
서울 집값이 두 달 가까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성북구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집값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000가구가 넘는 '공급 폭탄'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매매가와 전셋값 모두 하락하면서 거래도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매매, 전세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시점은 입주 물량이 해소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셋값은 7억원 후반에서 8억원대에 형성됐다. 작년 10월 이 면적대는 9억원에 세입자를 찾았는데 불과 5개월 새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내린 것이다. 이 단지 전용 59㎡ 전셋값도 6억원대 수준이다. 한때 전세 호가가 8억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2029가구의 대단지인 롯데캐슬클라시아는 2019년 분양 당시에 인기가 높았다. 인근 노후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위한 수요가 많았다. 분양가도 전용 84㎡ 기준 7억300만~8억1300만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2억~3억원 낮아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였다.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매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길음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입주 물량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추고 있다"며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남은 물건은 가격을 내렸는데도 찾는 실수요자가 드물다"고 했다. '공급 폭탄'이 떨어지면서 길음 뉴타운 인근 단지로 전셋값 하락이 옮겨붙고 있다. 길음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센터피스’ 전용 84㎡는 지난 1월 8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해 12월 계약된 9억원보다 5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59㎡도 지난 1월 6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는데, 지난해 10월 7억원에 계약이 체결된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대장 아파트는 타격이 덜하지만 길음뉴타운에 있는 다른 단지들은 상황이 다르다. '두산위브 7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6억195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작년 12월 6억8000만원에 비하면 6000만원가량 내린 수준이다. '래미안 8단지' 전용 84㎡는 이달 6억원에 세입자를 찾았고, 이는 작년 말 7억3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하락했다.
길음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길음동에 대단지가 입주하면서 전세 물량이 넘치자 인근 길음뉴타운은 물론 종암동 등 주변으로 전셋값 하락이 번지고 있다"며 "기존 세입자들은 대부분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절대적인 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가 없으니 공급을 버텨내질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 하락이 매맷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푸르지오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거래된 9억9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내린 수준이다. 'e편한세상4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8억1000만원에 팔렸는데, 직전 거래인 8억6000만원보단 5000만원 내렸고, 직전 신고가 9억원보다는 9000만원 떨어졌다. 길음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전셋값이 떨어지자 전세를 끼고 매매하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매맷값에도 덩달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길음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 공급 물량이 언제 소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북구 매맷값은 올해 들어 0.43%, 전셋값은 0.42% 내려 서울 25개 구(區)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매맷값은 지난 1월 둘째 주(10일) 하락 전환해 9주 연속 내리고 있고,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셋째 주(20일) 이후 12주 연속 내림세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성북구 총 매물 수는 468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32건보다 28.90% 늘었다. 올해 성북구 공급 물량은 롯데캐슬클라시아를 포함해 이달 보문동에 ‘보문리슈빌하우트’(465가구), 오는 9월 장위동의 ‘장위지웰에스테이트(173가구) 등 2667가구다. 서울 전체 물량 1만8907가구의 14.11%에 달하는 규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셋값은 7억원 후반에서 8억원대에 형성됐다. 작년 10월 이 면적대는 9억원에 세입자를 찾았는데 불과 5개월 새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내린 것이다. 이 단지 전용 59㎡ 전셋값도 6억원대 수준이다. 한때 전세 호가가 8억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2029가구의 대단지인 롯데캐슬클라시아는 2019년 분양 당시에 인기가 높았다. 인근 노후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위한 수요가 많았다. 분양가도 전용 84㎡ 기준 7억300만~8억1300만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2억~3억원 낮아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였다.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매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길음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입주 물량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추고 있다"며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남은 물건은 가격을 내렸는데도 찾는 실수요자가 드물다"고 했다. '공급 폭탄'이 떨어지면서 길음 뉴타운 인근 단지로 전셋값 하락이 옮겨붙고 있다. 길음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센터피스’ 전용 84㎡는 지난 1월 8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해 12월 계약된 9억원보다 5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59㎡도 지난 1월 6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는데, 지난해 10월 7억원에 계약이 체결된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대장 아파트는 타격이 덜하지만 길음뉴타운에 있는 다른 단지들은 상황이 다르다. '두산위브 7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6억195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작년 12월 6억8000만원에 비하면 6000만원가량 내린 수준이다. '래미안 8단지' 전용 84㎡는 이달 6억원에 세입자를 찾았고, 이는 작년 말 7억3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하락했다.
길음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길음동에 대단지가 입주하면서 전세 물량이 넘치자 인근 길음뉴타운은 물론 종암동 등 주변으로 전셋값 하락이 번지고 있다"며 "기존 세입자들은 대부분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절대적인 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가 없으니 공급을 버텨내질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 하락이 매맷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푸르지오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거래된 9억9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내린 수준이다. 'e편한세상4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8억1000만원에 팔렸는데, 직전 거래인 8억6000만원보단 5000만원 내렸고, 직전 신고가 9억원보다는 9000만원 떨어졌다. 길음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전셋값이 떨어지자 전세를 끼고 매매하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매맷값에도 덩달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길음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 공급 물량이 언제 소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북구 매맷값은 올해 들어 0.43%, 전셋값은 0.42% 내려 서울 25개 구(區)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매맷값은 지난 1월 둘째 주(10일) 하락 전환해 9주 연속 내리고 있고,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셋째 주(20일) 이후 12주 연속 내림세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성북구 총 매물 수는 468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32건보다 28.90% 늘었다. 올해 성북구 공급 물량은 롯데캐슬클라시아를 포함해 이달 보문동에 ‘보문리슈빌하우트’(465가구), 오는 9월 장위동의 ‘장위지웰에스테이트(173가구) 등 2667가구다. 서울 전체 물량 1만8907가구의 14.11%에 달하는 규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