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다고 평가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과 2030 세대를 만나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들어봤습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뉴스1
초박빙 대선에서 신승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눈에 띄는 공약은 50조원을 투입해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인 자영업자·소상공인 표심을 잡기 위해 내놓은 공약이었다.

현장의 어려움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윤 당선인 취임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한 목소리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달라"고 호소했다.

경기 광주에서 가구를 판매하고 있는 김태호 씨는 "윤 당선인이 약속했던 자영업자 특례보증 대출 추가 지원을 비롯해 희망지원금 등 보다 직접적인 지원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코로나19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낮아진다"라며 "저처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난과 역경을 잘 이해해 일관된 정책을 펼쳐주기를 간곡히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윤 당선인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으로 '초저금리 특례보증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게 해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싼 이자로 긴급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경기 성남 분당에서 명품 의류 판매 업체를 운영하는 노재광 씨는 "사람들이 밖으로 놀러 나가야 새로운 옷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질 텐데 지금은 정책이 하도 오락가락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업시간 제한 철폐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 씨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지원도 당연히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면서도 "그런 와중에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 분당과 화성 동탄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유영하 씨는 "일관성 없이 영업시간 제한을 찔끔찔끔 풀었다가 다시 조이는 식의 정책이 이어졌는데 확 풀어줬으면 좋겠다"라며 "워낙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져서 회원과 회원의 가족, 직장 동료들이 전염병에 많이 걸리다 보니 신규 회원 수요도 크게 위축됐다"라고 토로했다.

유 씨는 "손실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있다"면서 "일률적으로 손실보상금을 지급할 게 아니라 윤 당선인이 지출이 많거나 더 큰 피해를 입은 업종 등을 잘 판단해서 형평성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뉴스1
경기 성남 분당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원종훈 씨는 "영업시간이 한두시간 늘어나는 건 별다른 의미가 없다. 저녁 장사이다 보니 새벽까지 사람들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야 '늦손님(늦은 시간대에 방문하는 손님)'이 계속해서 업장에 방문하기 때문"이라며 "영업시간 제한을 철폐하는 게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원 씨는 "제발 일관성을 갖고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기존에 일하던 직원을 잘랐다가 새로 구했다가 하는 바람에 숙련도 있는 직원이 한 명도 없다"라며 "과감하게 영업시간 제한을 철폐하고, 이를 뚝심 있게 유지해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윤 당선인을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