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성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값 조정폭이 커지고 있지만 강남 등 핵심 지역의 시세는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이 강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전국 아파트값 양극화지수도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번주(7일 기준)까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은 성북구로 집계됐다. 두 달여간 0.43% 빠졌다. 이어 △은평·종로구(-0.34%) △서대문구(-0.30%) △강북구(-0.21%) △노원구(-0.19%)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외곽 지역에 있는 자치구 대부분이 0.20% 전후로 조정받은 것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 기간 서초구가 0.16%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는 0.06%, 송파구는 0.00%를 기록해 누적 변동률 기준으로는 아직 하락세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로도 온도 차가 더 크다. 이번주 한 주간 서초구 가격 변동률은 0.00%로 전주에 이어 보합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 강남구는 -0.01%로 전주(-0.02%)에 비해 하락폭이 줄었다. 송파구는 전주와 같은 -0.0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성북, 종로, 서대문구는 모두 -0.07%씩 내려 서울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외곽 지역부터 조정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1월 중순 1년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7주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가격은 오를 때는 중심부터, 떨어질 때는 외곽부터 영향을 받는다”며 “지역별 온도 차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양극화지수 역시 사상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12억3639만원, 하위 20%(1분위)는 1억2342만원으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10.0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상위 20% 아파트값으로 하위 20% 아파트 10가구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