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회장 맡은 최태원, 첫 행보는 'AI 회의'
최태원 SK 회장이 11일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아폴로’ 구성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SK텔레콤을 새로운 AI 회사로 탈바꿈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부터 SK텔레콤 미등기·무보수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수펙스홀에서 아폴로 구성원 350여명을 대상으로 타운홀 형식 미팅을 열었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후 임직원들과 소통한 첫 행보다.

AI 관련 조직 확대·전폭지원 시사

최 회장은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플랫폼 기업들과 그들의 규칙대로 경쟁하기는 어렵다”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의미있는 도전을 하자"고 했다. SK텔레콤의 AI 서비스를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식이 아니라 자체 가치 사슬을 두고 활용할 수 있게 구축하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개인 이용자의 디지털 세상 AI 아바타 격인 'AI 에이전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필두로 SK 그룹 전반의 새 성장 동력을 AI 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관련 조직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중장기적 AI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고 관리할 '브레인 조직' 미래기획팀을 만들겠다"며 "기술을 비롯해 게임, 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사내외 전문가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아폴로TF를 정규조직으로 확대해 인력과 자원을 대폭 보강할 것"이라며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SK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수평적 소통 할 것…나를 '토니'로 불러달라"

이날 최 회장은 SK텔레콤 아폴로 구성원들과 함께 약 두 시간에 걸쳐 AI를 중심으로 한 회사의 비전, 개선 과제 등을 의논했다. 신사업을 두고 경영진과 구성원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현장엔 최 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한 30여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구성원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미팅에 참여했다.

최 회장은 아폴로TF 구성원 대표 다섯 명과 함께 패널 토론도 벌였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엔 구성원들의 의견과 질문에 직접 답변하고, 이를 반영한 계획을 실행하도록 즉석에서 지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 더 수평적으로 소통하겠다"며 "SK텔레콤 방식대로 나를 영어 이름인 '토니'로 불러달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오늘 이 자리는 SK텔레콤이 본격 전환하는 첫 발을 뗀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SK텔레콤 회장 맡은 최태원, 첫 행보는 'AI 회의'
SK텔레콤은 "아폴로 TF가 추진 중인 SK텔레콤 차세대 AI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