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할말은 하겠다는 尹…安美經中 '줄타기 외교' 변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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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시험대 오른 '외교 리더십'
"책임있는 中" 이례적 강경 발언
美대사 대리 만나 "혈맹"
시험대 오른 '외교 리더십'
"책임있는 中" 이례적 강경 발언
美대사 대리 만나 "혈맹"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對)미 외교에선 ‘한·미 동맹 재건’, 대중 외교에서는 ‘상호주의 강화’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외교 기조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윤 당선인은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를 구현하겠다”며 중국에 ‘책임있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 대해선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 약화된 한·미 동맹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미·중 중립외교를 지양하고, 안보와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한·미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정치권에선 즉각 윤 당선인이 사용한 ‘책임있는’이라는 표현을 두고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동안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대중 외교와 관련해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그런 기조하에 이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외교·안보 부문 공약에서도 대중 외교 정책의 방향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공약집에는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 챕터에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 구현’이라고 적혀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이념편향 외교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구조가 약화됐다”며 “미·중 갈등으로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나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외교 기조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미·중 중립외교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경제·공중보건·기후변화·미세먼지·문화교류 등 중국 측이 민감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하겠다고 했다.
중국 측에선 복잡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싱 대사를 통해 윤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서한을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우호협력을 심화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한에 들어 있는 ‘초심’이라는 표현을 두고, 대중 정책 기조 변화나 윤 당선인이 주장하는 사드 추가 배치 등에 대해 불편함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과거 사드 도입을 결정한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의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한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11일 사설을 통해 “한국은 사드 배치를 (한국의) 내정이나 주권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본질상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하나의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약에서도 ‘한·미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미 동맹을 재건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 눈치 보기로 한·미연합방위태세가 약화됐다”며 “북한의 입장이 아닌 동맹 자체의 필요와 판단에 따라 연합훈련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분야 등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동맹’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기 정부는 신기술·글로벌 공급망·우주·사이버·원자로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대중국 견제협의체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안보회의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추후 정식 가입도 모색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윤 당선인은 중국에는 ‘같은 선상에서 얘기하고 싶다’, 미국에는 ‘우리가 미국을 유일한 동맹국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송영찬 기자 uphoon@hankyung.com
尹 “책임있는 중국의 역할 기대”
윤 당선인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책임있는 세계 국가로서 중국의 역할이 충족되기를 우리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치권에선 즉각 윤 당선인이 사용한 ‘책임있는’이라는 표현을 두고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동안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대중 외교와 관련해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그런 기조하에 이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외교·안보 부문 공약에서도 대중 외교 정책의 방향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공약집에는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 챕터에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 구현’이라고 적혀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이념편향 외교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구조가 약화됐다”며 “미·중 갈등으로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나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외교 기조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미·중 중립외교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경제·공중보건·기후변화·미세먼지·문화교류 등 중국 측이 민감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하겠다고 했다.
중국 측에선 복잡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싱 대사를 통해 윤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서한을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우호협력을 심화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한에 들어 있는 ‘초심’이라는 표현을 두고, 대중 정책 기조 변화나 윤 당선인이 주장하는 사드 추가 배치 등에 대해 불편함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과거 사드 도입을 결정한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의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한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11일 사설을 통해 “한국은 사드 배치를 (한국의) 내정이나 주권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본질상 미국이 동북아시아에 하나의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대사 대리에겐 “피로써 지킨다”
대미 외교에서도 정책 변화가 예고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만나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가”라며 “서로의 안보를 피로써 지키기로 약조한 국가이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은 관계가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기후협력·보건의료·첨단기술 등 모든 의제를 한·미 간 혈맹 관계를 바탕으로 포괄적으로 결정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일한 동맹국가’ ‘혈맹’ ‘피로써 지키기로 약조’ 등 강한 표현을 써가며 동맹 강화를 강조한 셈이다.공약에서도 ‘한·미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미 동맹을 재건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 눈치 보기로 한·미연합방위태세가 약화됐다”며 “북한의 입장이 아닌 동맹 자체의 필요와 판단에 따라 연합훈련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분야 등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동맹’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기 정부는 신기술·글로벌 공급망·우주·사이버·원자로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대중국 견제협의체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안보회의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추후 정식 가입도 모색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윤 당선인은 중국에는 ‘같은 선상에서 얘기하고 싶다’, 미국에는 ‘우리가 미국을 유일한 동맹국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송영찬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