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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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46.1.jpg)
보렐 대표는 "최종 문서는 기본적으로 준비가 됐고 테이블 위에 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즉 각국의 최종 결단만 남은 상태에서 러시아의 몽니로 지연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곧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엔리케 모라 EU 특사는 외교관들이 “좋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잠시 멈추고 있다. 일시 중지하는 게 더 낫다. 모두 협력해서 이 상황을 극복하고 돌아와서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이 나오자 보합권이던 국제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주요 선물지수는 상승 폭을 줄였습니다.
잠시 후엔 좋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일부 긍정적 변화가 밝혔다는 뉴스가 나온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한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협상에서) 어떤 긍정적 변화들이 있다고 우리 쪽 교섭자들이 보고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은 순식간에 반등했습니다. S&P 선물은 한때 4300을 살짝 넘기도 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31.1.jpg)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7% 상승하면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개장 이후 부정적 뉴스가 줄을 이었습니다. 루마니아를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우리가 보고 들은 걸 종합하면 푸틴은 진지한 외교적 노력에 나설 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 영국과 프랑스 등 각국 정상은 일제히 러시아와의 무역 관계를 끊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연설을 통해 "푸틴은 공격자다. 이 전쟁을 선택했다. 이제 그와 그의 조국은 그 결과를 짊어지게될 것"이라며 "러시아 수출품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와 새로운 제한을 승인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보드카와 수산물,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또 G7과 EU,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과 협의했다며 러시아에 대한 따른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러시아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45.1.jpg)
오전 11시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대화에 진전이 전혀 없다"라며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진전이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주요 지수는 하락 폭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긍정적 변화' 발언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흘러내렸습니다. 결국, 다우는 0.69%, S&P500 지수는 1.3% 내렸고 나스닥은 2.18%나 급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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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35.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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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23.1.jpg)
결국,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혹은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밤 보고서에서 2022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9%까지 또다시 낮췄습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가계 소득과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서입니다. 2022년 성장률 전망치가 작년 10월만 해도 4.2%였는 데 이를 연속적으로 낮춰 2.9%까지 떨어뜨린 것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27.1.jpg)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거나, 유가가 더 오르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 하향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자사 상품 전략가들은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하루 400만 배럴 감소할 경우 유가가 175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팔라듐을 제외하고는 금속 공급 부족에 따른 성장 타격은 가정하지 않았다"라면서 "공급망 붕괴로 인해 주요 금속 등의 조달에 어려움이 생겨 일부 유럽 자동차 업체에 이미 발생한 것 같은 생산 차질이 생긴다면 부정적 성장 영향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이후 미국이 내년에 침체에 빠질 위험이 다소 더 커졌다. 수익률 곡선 기울기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에 따르면 내년 침체 확률은 20~35%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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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32.1.png)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네드 데이비스 선임 전략가는 이날 '거시경제가 나를 걱정하게 만든다'(Macro indicators that concern m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가처분 개인 소득 증가율은 높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실제로 매우 약하다. 그리고 저축률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스는 "일부에서 개인들은 팬데믹 기간 재정부양책으로 2조 달러 이상의 쿠션(저축)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돈은 대부분 부유한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스는 "인플레이션은 아마도 가장 우려되는 문제일 것"이라며 "그것은 퇴행적인 세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이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50대로 하락한 것은 '매도' 신호라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42.1.jpg)
제롬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의회 증언에서 "전쟁 불확실성이 크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기존 계획대로 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라며 25bp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또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는 진전되겠지만 결론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불확실성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서 올해 7회 연속 금리 인상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ING의 경우 "두 명의 FOMC 위원이 더 공격적인 50bp 인상에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닐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는 것이죠.
시장이 주시하는 것은 올해 몇 번이나 금리를 올릴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7번 인상을 계속 전망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여섯 번을 보고 있지요.
이는 Fed 위원들이 각자 자신의 금리 전망을 찍어서 발표하는 점도표에서 명확히 드러날 텐데요. 작년 12월 점도표 상의 중앙값은 올해 연말까지 25bp씩 세 번 올리는 것입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4회 인상으로 한 차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ING는 "시장이 예상하는 6회 인상에 훨씬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시장에서는 5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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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 엉망인데…비관론자 뱅크오브아메리카 "바닥쳤을 수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1.29256128.1.jpg)
월가 관계자는 "ECB의 매파적 입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라면서 "Fed도 대차대조표 축소에서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시장이 놀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제 CPI가 나온 뒤 "Fed 인사들은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을 3%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2월처럼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수치가 0.5%가 나오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6%대가 된다"라면서 3월 FOMC에서 좀 더 공격적 점도표가 나오거나, 예상보다 좀 더 이른 5~6월께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