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선 전략이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준석식 정치를 퇴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대선 전략은 철저히 실패했다. 그 오판의 바탕에는 그릇된 여론조사가 있는 듯하다"라며 "적어도 여론조사는 더불어민주당의 것이 정확했다"라고 적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없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은 옳지 않았다)"라며 "단일화의 효과에 대해 설이 구구하나, 적어도 이들(안 대표 지지자)의 표 없이는 이길 수 없었으리라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혐오 갈라치기 전술은 본인의 변명과 달리 철저히 실패했다"라며 "20대 남성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몰아준 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20대 여성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호남에서의 부진(도 마찬가지다). 사실 호남에 공을 들인 것은 평가해줘야 한다"라면서도 "다만 일시적인 여론조사에 도취해 30% 운운하다 보니 과거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공적의 빛이 바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진 전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서는 1번남, 2번남 운운하며 젠더 갈라치기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라며 "여성가족부 폐지가 아마 첫 전장이 될 것이다. 이 사안을 자칫 잘못 다뤘다가는 곧바로 고립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치생명이 걸린 일이라 자신의 오판을 인정할 수 없는 처지"라며 "이 대표는 모르겠는데,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당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정치판이 더러워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게 있다. 분노는 남성만의 특권이 아니다"라며 "여성도 분노할 줄 안다. 그리고 그 분노를 '조직할 줄도 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대표 책임론'이 불거졌다.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0.73%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구도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는 이 대표가 내세운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선거 전략이 역풍을 맞았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이 대표는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라며 이 같은 주장에 관해 반박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