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인 큐로컨트리클럽(큐로CC)이 매물로 나왔다. 현 주인이 홀당 100억원이 넘는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골프장 거래 사상 홀당 100억원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큐로CC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큐로CC의 실질적인 주인이고 운영사인 경기관광개발㈜의 지분 100%다.

큐캐피탈은 큐로CC 매각가로 약 300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27홀 규모인 큐로CC의 홀당 가격을 100억원 이상으로 책정했다는 얘기다. 이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면 큐로CC는 국내 골프장 거래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게 된다.

최근 국내 골프장 몸값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골프클럽 안성Q(홀당 78억원)가 사상 최고가로 거래된 것이었는데, 올 2월 사우스스프링스CC(홀당 95억6000만원)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골프장은 수도권에서 가깝거나 손님이 많이 몰리는 대중제(퍼블릭)일수록 몸값이 더 높다. 퍼블릭 골프장의 취득·등록세율은 4%로, 회원제(12%)의 3분의 1 수준이며 재산세는 최대 95% 감면된다. 개별소비세는 완전 면제돼 가격 경쟁력이 높다. 큐로CC는 회원제였던 2017년까지 줄곧 영업 손실을 내다가 큐캐피탈이 2018년 인수하고 퍼블릭으로 전환하자 첫 흑자로 돌아섰다.

큐로CC의 전신은 경기관광개발㈜이 1994년 18홀 규모로 조성한 회원제 골프장인 블루버드CC다. 잦은 분쟁과 소송으로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다가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18년 큐캐피탈이 1510억원에 인수했다. 큐캐피탈은 인수 후 200억원을 들여 시설을 보수했다. 18홀 규모였던 골프장을 27홀로 확장하고 운영 시간을 3부제로 늘렸다. 이에 따라 2017년 57억원이었던 큐로CC의 매출은 이듬해 108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잠정 매출은 250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적지 않은 원매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거래가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IB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매물로 나온 교보그룹의 이천·구미 마이다스CC와 한화그룹의 골든베이GC가 가격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한 차례 거래가 불발됐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