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표 구단 첼시FC가 위기를 맞았다. 구단 매각 의사를 밝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 자격을 박탈당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는 후원을 중단했다.

EPL 사무국은 12일(현지시간) “정부의 제재 조치에 따라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자격도 박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정부가 아브라모비치를 포함해 러시아 기업인 7명을 제재 대상으로 올린 데 따른 결정이다. 영국은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입국 및 체류, 영국인 및 영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전방위 제재를 적용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가 밀접한 러시아 신흥 재벌(올리가르히)이다. 2003년 첼시를 인수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끌어모았고 중상위권 팀이었던 첼시는 단숨에 유럽 대표 강팀으로 거듭났다.

아브라모비치는 최근 첼시를 매각하고 모든 수익금은 자선재단을 설립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아브라모비치가 매각을 통해 어떤 이익도 얻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아 매각 추진을 위한 특별 라이선스 발급을 검토하고 있다.

첼시에 직접적인 타격도 이어지고 있다. 구단은 현재 입장권과 상품도 판매할 수 없다. 첼시 유니폼에 로고를 내던 영국 이동통신업체 ‘스리(Three)’가 스폰서십 중단을 알린 데 이어 현대차도 스폰서 계약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첼시와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첼시 유니폼 소매에 회사 로고를 넣어왔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현대차는 첼시에 연간 1000만파운드(약 160억원)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