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은 수 많은 일들을 한다. 임원이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의사결정이다.
그러므로 의사결정을 잘못하고서 인정과 존경받는 임원은 없다.
임원이라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가? 의사결정의 자신만의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황과 파급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매번 같은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
그 때 그 때 의사결정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임원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신념이 있어야 한다. 신념은 자신만의 프레임워크가 있기 때문에 생기며,
자신있게 나를 믿고 실시하라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임원은 올바른 결정을 해야만 한다.
올바른 결정을 판단하는 많은 기준 중 이기를 버리고 전사적 관점에서 했는가를 묻는다.
의사결정은 신속해야 한다. 직원에게 여러 이해 관계자를 찾아가 승인을 받고 난 후 보고
하라고 하면 어떤 상황이 되겠는가? 임원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를 한 곳에 모아 설명하고 논의해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임원은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의사결정이 실행이나 결과가 실패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책임은 최종 결정을 했던 임원 자신에게 있다는 마음가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A회사를 컨설팅할 때의 일이다. 회장의 친척이면서 관리본부장으로 있는 이 부사장은
나이 많은 회장을 대신해 회사 경영을 거의 총괄하고 있다. 영업과 생산 분야를 제외한
재무·인사·홍보·전략·글로벌 사업이 관리본부장 체제로 되어 있다 보니 많은 임직원이
이 부사장의 눈치를 봤다.
그런데 이 부사장은 똑똑한 임원은 필요 없고,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악착같이 수행할
임원이 필요하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똑똑한 사람은 자기 하나면 된다는 식이었다.
나를 뛰어넘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안정이 최고의 가치였다. 그래선지 임원
가운데 누군가가 중장기 전략이나 트렌드 선도 기획안을 가지고 오면,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그런 역량이 없다”, “너무 앞서갔다”라고 이야기하거나,
심지어 “지금 하는 직무에나 열중해 성과를 내라”하면서 절대로 수용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임원이 있다면 보직을 변경하거나 지방으로 보내거나
퇴직을 종용한다. 한마디로 말해 이 부사장은 ‘나 한 사람만 있으면 이 회사는 안정적으로
굴러 간다’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직 내의 사내정치 또한
이 부사장이 조장한다는 점이다. 조직 내에 이른바 ‘이 부사장 라인’이라는 것이 있고
이 라인에 속한 사람들끼리는 자주 만나 술자리도 함께하며, 자기들만의 룰을 만들어
서로를 챙긴다. 이 모임에 속하지 못한 팀장은 절대로 임원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조직
내에 회자될 정도다. 임원의 이기적 마음가짐에서 비롯한 의사결정의 결과는 점차 망하게 한다.
임원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며 행동해야 하는가?
회사는 지속성장해야 한다. 회사의 성장의 원동력은 임원이며, 임원이 길고 멀리
바라보며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며,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자신의
자리에 와서 자신 보다 더 길고 멀리 바라보며 조직과 구성원을 이끌 사람을 키워야 한다.
B회사의 재무본부장인 나 부사장은 전무 때부터 자신의 후임자를 찾기 시작했다.
일반회계, 세무, 외환, 성과관리를 담당하는 재무본부의 본부장은 업무의 특성상 좋은
인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그 위에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부사장은 자신이 재무본부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인성 및 개인 경력개발 계획을
통해 전문성을 함양하고자 팀장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과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재무본부 전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세스에 착수했다. 팀장 중심의 학습조직도
별도 운영해 팀장의 전문성이 팀원들에게 전수될 수 있도록 하였다. 역량과 성과가 좋은
팀장을 2명 선발해 그들에게는 별도 도전과제를 부여했고, 우수한 팀원들을 그들의 지휘
아래 둠으로써 성과의 극대화를 유도했다. 현 상무급 임원 중 본부장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나 부사장은 구 상무를 주목했다. 그래서 구 상무에게는 중요한 회의나
만남의 자리에 항상 참석시켰다. 특정 과제를 가지고 일주일에 1회씩 진행하는 재무
회의 역시 구 상무가 주관하게 했다. 구 상무를 제외한 다른 임원들, 그리고 임원 후보자가
아닌 팀장들에 대해서는 분기별로 미팅을 가지면서 무엇이 강점이고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를 분명히 제시하고 일하는 방식 및 개선해야 할 점을 강조했다.
단, 개인별로 잘하는 일 하나는 반드시 언급하며 칭찬함으로써 동기부여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임원은 조직 전체를 조망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임원이 A회사의 이 부사장처럼
자신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의 그저 사리사욕이나 자신이 속한 작은 조직의 이익만을 위해
일한다면 그 회사는 미래가 없다. 올바른 방향을 잡고 의사결정을 하는 임원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