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폰, OLED폰 출하량 앞질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모델을 더 많이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부품 부족 사태가 이어지자 단말기 가격 상승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원가 절감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LCD폰, OLED폰 출하량 앞질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LCD, OLED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1억3580만 대, 1억3510만 대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LCD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41% 늘었지만, OLED 모델은 약 15% 감소했다.

LCD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린 결과 수익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LCD 스마트폰 판매 수익은 약 4조2300억원으로, 전년(약 5030억원) 대비 740% 급증했다. 이 기간 10만~50만원대 LCD 스마트폰 비중은 68.7%로 증가했다. 반면 OLED 스마트폰 판매 수익은 약 10조1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물론 중저가형 제품에도 OLED 패널 탑재 비중을 늘려오며 OLED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주자 역할을 해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OLED 패널 탑재 비율이 증가하자 애플과 중국 제조업체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OLED 스마트폰 출시 비중을 늘렸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은 LCD보다 단가는 높지만, 색 재현력과 전력 효율 등에서 뛰어나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LCD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린 건 원가 절감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수급난, 운임 상승 등의 여파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집적회로(IC),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 칩 등 지난해 스마트폰 부품 평균 가격은 대부분 전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OLED 패널 수급이 어려웠던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LCD 대체 패널로 평가받는 리지드(Ligid) OLED의 글로벌 공급량은 최근 한계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리지드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 비중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소형 OLED는 크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플렉서블(Flexible) OLED와 저가형 패널인 리지드 OLED로 구분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은 리지드 OLED 대신 고급형인 플렉서블 OLED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플렉서블 OLED 생산 단가는 2020년 전후로 하락하며 채택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례처럼 올해 OLED 스마트폰 시장은 예년과 달리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업체별 스마트폰 OLED 채택 비중은 지난해엔 42%로, 2020년 대비 10%포인트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는 연간 2%포인트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대세가 OLED로 전환되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올해는 부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OLED를 채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