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쇼핑몰들의 ‘대표 가맹점’ 역할을 하는 전자지급결제(PG) 업계가 신용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동네 중형마트에 이어 PG사까지 카드사 비판 대열에 합류하면서 수수료율을 둘러싼 카드업계와 중대형 가맹점 사이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PG협회는 14일 자료를 내고 “카드사들이 지난 2월 초 수수료 대폭 인상을 통보하고 이달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를 적용했다”며 “15일 오전 신한카드 본사 앞을 시작으로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협상에 미온적인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계약 해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PG협회에는 다날과 NHN한국사이버결제, KG이니시스 등 8개사가 소속돼 있다.

PG협회에 따르면 각 PG사들은 기존의 2% 초반대보다 0.05~0.1%포인트 오른 새 수수료율을 카드사로부터 통보받았다. 카드 수수료 상한선인 2.3%를 적용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마다 바뀌는 가맹점 수수료는 가맹점의 매출 구간에 달리 책정된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는 정부가 정해주는데, 금융당국은 작년 말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1~0.3%씩 인하했다. 반면 PG사 같이 매출이 30억원을 넘는 일반가맹점은 카드사와 자율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정하는 구조다.

수수료 산정의 밑바탕이 되는 ‘적격비용’을 고려할 때 기존보다 수수료율을 오히려 깎아야 정상이라는 것이 PG협회 주장이다. PG협회는 “적격비용 산정의 근거가 되는 카드사의 조달금리, 마케팅 비용 등이 지난 3년간 축소돼 원가 인하 요인만 발생했다”며 “이번 인상은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PG사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번 수수료 인상이 결국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것이란 주장도 펼쳤다. 카드 수수료 인상→쇼핑몰 수익성 악화→소비자 판매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PG협회에 따르면 이번 수수료 인상분을 적용받는 온라인 쇼핑몰 업체는 약 1만여 곳이다.

전국 5800여개 중형마트가 소속된 한국마트협회도 지난달부터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에 반발해 ‘신용카드 보이콧’을 진행하고 있다. 마트협회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0.02~0.26%포인트 올랐는데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현재 회원사들이 수수료 인상폭이 가장 컸던 신한카드에 대한 가맹점 해지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 온라인 결제 마케팅이 늘어난데 따른 비용을 반영하는 등 적격비용에 맞춰 수수료를 정한 것”이라며 “중소형 가맹점에서 발생한 손실분을 PG사로부터 메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