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25년간 제자리를 맴돌던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도시개발사업’에 연내 본격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시는 유치를 추진 중인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개최를 위한 기반 시설을 마련하고, 인근에 주거시설(4333가구)을 건설해 주거 안정도 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전 스포츠타운 조성 속도 낸다

다시 속도 내는 스포츠타운 사업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도시개발사업은 유성구 학하동 100 일원 76만5000㎡에 체육·주거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방향으로 수립됐다. 시는 1997년 대전도시기본계획에 서남부권 도시개발사업을 반영해 이 사업을 시작했지만 재원 마련 등에 난항을 겪었다.

2015년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그린벨트 해제 심의에서도 탈락해 표류 기간이 길어졌다. 지난해엔 사업 규모를 줄여 중앙투자심사를 받았지만 경제성 등을 이유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시는 최근 기존 계획에 산업단지를 제외하는 등 재정 투입 규모를 줄여 중앙투자심사에 다시 도전해 가까스로 조건부 통과했다. 시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부지 확보 관련 사전 절차 이행과 중기지방재정계획 수정 등을 조건으로 통과 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시비 352억원, 대전도시공사 투자비 3924억원 등 총 4276억원을 들여 종합운동장, 생활체육시설, 다목적체육관, 빙상장, 테니스장, 농구장, 체육공원 등 체육시설과 4000여 가구 규모의 주거 및 교육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주거시설 중 50%는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 공공성을 높일 방침이다.

조만간 철거를 시작하는 대전 중구의 한밭운동장을 대체하는 시설로 지어 각종 국내외 대회를 연다는 계획도 세웠다. 시는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전국체전을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대전시 1인당 체육시설 면적은 ㎡당 1.49명으로, 전국 평균 ㎡당 3.64명에 비해 절대 부족하다”며 “주택 및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시설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린벨트 해제가 관건

다만 조속히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부담은 남아 있다. 시는 2015년 국토교통부에 그린벨트 해제를 신청했다. 당시 국토부는 사업 실현이 가능한 재원 조달 계획 수립 및 사업 면적의 적정성 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해 주지 않았다.

시는 오는 6월 국토부에 그린벨트 해제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통상 그린벨트 해제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 있어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체육과 주거가 융합된 신도시 개념으로 조성해 타 지방자치단체에도 모범이 되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