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리뷰] 바이올린·첼로·피아노의 화음…"거장의 선율로 베토벤 재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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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을 위한 베토벤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선율이 동시에 몰아친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주선율을 거세게 연주하다 피아노 선율이 두 음색과 조화를 이룬다. 첼로의 중후한 소리가 관악기 선율을 빚어내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현악 5부의 화음 반주를 풀어낸다. 첼리스트 요요마(68),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6), 피아니스트 에마누엘 악스(74)가 들려주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의 1악장은 이렇게 흐른다. 익숙한 음악의 낯선 조합이 새로우면서도 베토벤이 구상한 장대한 악상의 골조와 화음의 구성이 또렷하게 다가온다.
지난 4일 세 거장이 합심해 내놓은 음반 ‘셋을 위한 베토벤(Beethoven for Three)’은 베토벤 교향곡 2번과 교향곡 5번의 피아노 트리오 편곡 버전을 담았다. 교향곡 2번은 베토벤의 제자 페르디난드 리스가 작곡자의 감수를 받아 편곡한 당대 버전, 5번은 영국 현대음악가 콜린 매슈스가 새로 편곡한 버전이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베토벤의 숭고함이 실내악으로 재창조돼 싱그러운 힘을 뿜어내는 음반”이라고 평했다.
세 연주자는 모두 클래식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요요마는 6세에 데뷔해 지금까지 그래미 어워드를 열여덟 차례 수상했다. 1985년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카바코스는 ‘바이올리니스트들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릴 만큼 깊이 있는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악스는 1974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그래미 어워드를 일곱 차례 받았다.
이들이 함께 음반을 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미국 최대 클래식 축제인 ‘탱글우드 페스티벌’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세 사람은 축제에서 연주한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를 2017년 녹음했다.
세 거장은 이번 음반에서 하모니를 이루는 데 주력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이 번갈아 오케스트라의 각기 다른 성부를 연주하며 조화를 이뤄냈다. 주선율을 연주하는 악기가 계속 바뀌면서 연주가 이어졌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세 악기가 마디마다 음색을 바꿔가며 하나의 오케스트라 화음을 빚어냈다”고 평했다.
실내악의 정수가 담긴 음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류 평론가는 “삼위일체처럼 모든 악기가 완벽한 삼각 구도를 이루며 연주가 펼쳐진다”며 “클래식을 상징하는 베토벤 레퍼토리를 3대의 악기로 자유롭게 해석한 게 인상 깊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지난 4일 세 거장이 합심해 내놓은 음반 ‘셋을 위한 베토벤(Beethoven for Three)’은 베토벤 교향곡 2번과 교향곡 5번의 피아노 트리오 편곡 버전을 담았다. 교향곡 2번은 베토벤의 제자 페르디난드 리스가 작곡자의 감수를 받아 편곡한 당대 버전, 5번은 영국 현대음악가 콜린 매슈스가 새로 편곡한 버전이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베토벤의 숭고함이 실내악으로 재창조돼 싱그러운 힘을 뿜어내는 음반”이라고 평했다.
세 연주자는 모두 클래식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요요마는 6세에 데뷔해 지금까지 그래미 어워드를 열여덟 차례 수상했다. 1985년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카바코스는 ‘바이올리니스트들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릴 만큼 깊이 있는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악스는 1974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그래미 어워드를 일곱 차례 받았다.
이들이 함께 음반을 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미국 최대 클래식 축제인 ‘탱글우드 페스티벌’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세 사람은 축제에서 연주한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를 2017년 녹음했다.
세 거장은 이번 음반에서 하모니를 이루는 데 주력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이 번갈아 오케스트라의 각기 다른 성부를 연주하며 조화를 이뤄냈다. 주선율을 연주하는 악기가 계속 바뀌면서 연주가 이어졌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세 악기가 마디마다 음색을 바꿔가며 하나의 오케스트라 화음을 빚어냈다”고 평했다.
실내악의 정수가 담긴 음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류 평론가는 “삼위일체처럼 모든 악기가 완벽한 삼각 구도를 이루며 연주가 펼쳐진다”며 “클래식을 상징하는 베토벤 레퍼토리를 3대의 악기로 자유롭게 해석한 게 인상 깊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