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자 "블록체인·e커머스 거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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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VC 리더 20인 설문
"스타트업 몸값 고평가" 90%
올해 유니콘 진입 유력한 곳은
메가존클라우드·에이블리·왓챠
"스타트업 몸값 고평가" 90%
올해 유니콘 진입 유력한 곳은
메가존클라우드·에이블리·왓챠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을 관통한 단어는 단연 ‘제2 벤처붐’이었다. 2021년 한 해 동안 신규 집행된 벤처투자액은 7조680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78%나 늘어난 규모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도 7곳이 늘어 역대 최다인 18개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플랫폼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높아져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처럼 단기간에 꺼져버릴지 모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모처럼 찾아온 벤처붐의 열기가 올해도 이어질지 국내 벤처캐피털(VC) 20개사의 리더들에게 물었다.
다만 향후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 역시 블록체인·메타버스가 40%의 응답률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답게 몸값 과열 우려와 성장 기대감이 동시에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투자 경쟁이 뜨거웠던 e커머스와 핀테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후테크 분야는 올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VC업계 리더들은 올해가 스타트업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 응답자는 “상장사에 비해 스타트업의 몸값이 많이 고평가된 상태”라며 “유동성이 풍부해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증시 침체가 계속된다면 스타트업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특히 몸값 500억~1000억원 규모인 시리즈B 단계의 기업들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동안 저평가돼 있던 국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이제 글로벌 평균에 맞춰지고 있다”고 분석한 응답자도 있었다.
올해 새롭게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회사로는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에이블리코퍼레이션(패션 e커머스), 파두(팹리스), 뮤직카우(음악 저작권 거래), 퓨리오사AI(팹리스) 등이 거론됐다.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 후보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25%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꼽았다.
응답자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스타트업의 ‘인력 구성’(40%)을 가장 눈여겨본다고 답했다. 회사의 ‘혁신성’과 ‘성장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30%로 집계됐다. ‘실적’을 중시한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당장의 매출과 이익보다는 회사의 미래 비전을 보고 투자한다는 얘기다.
올해 가장 주목하는 해외 투자 지역을 묻는 질문엔 동남아시아가 1위로 꼽혔다. 20명 중 9명이 동남아 스타트업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출자자(LP)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답도 많았다. 양질의 민간 LP가 늘어야 VC의 자금 모집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시장 활성화 △대학 내 체계적인 창업 교육 강화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종우/박시은 기자
■ 주요 응답자 명단 (이름 가나다 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창규 KTB 네트워크 대표,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 트먼트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 박하진 H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 톤파트너스 대표,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승 원 나우IB 대표, 임정욱 TBT 대표, 정근호 스틱벤처스 대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 본격화
14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국내 VC 리더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인 18명이 “국내 스타트업 몸값이 고평가 국면에 진입했다”고 답했다. 가장 고평가된 분야로 절반 이상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꼽았다. e커머스(전자상거래)가 30%로 뒤를 이었다.다만 향후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 역시 블록체인·메타버스가 40%의 응답률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답게 몸값 과열 우려와 성장 기대감이 동시에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투자 경쟁이 뜨거웠던 e커머스와 핀테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후테크 분야는 올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VC업계 리더들은 올해가 스타트업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 응답자는 “상장사에 비해 스타트업의 몸값이 많이 고평가된 상태”라며 “유동성이 풍부해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증시 침체가 계속된다면 스타트업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특히 몸값 500억~1000억원 규모인 시리즈B 단계의 기업들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동안 저평가돼 있던 국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이제 글로벌 평균에 맞춰지고 있다”고 분석한 응답자도 있었다.
유니콘 후보는 메가존, 에이블리
지난해 국내에서 집행된 VC 투자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거래는 비전펀드의 야놀자 투자를 꼽은 응답자가 15%로 가장 많았다. 야놀자는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으면서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무신사의 1300억원 투자 유치와 당근마켓의 1800억원 투자 유치를 꼽은 응답자는 각각 10%를 차지했다.올해 새롭게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회사로는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에이블리코퍼레이션(패션 e커머스), 파두(팹리스), 뮤직카우(음악 저작권 거래), 퓨리오사AI(팹리스) 등이 거론됐다.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 후보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25%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꼽았다.
응답자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스타트업의 ‘인력 구성’(40%)을 가장 눈여겨본다고 답했다. 회사의 ‘혁신성’과 ‘성장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30%로 집계됐다. ‘실적’을 중시한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당장의 매출과 이익보다는 회사의 미래 비전을 보고 투자한다는 얘기다.
올해 가장 주목하는 해외 투자 지역을 묻는 질문엔 동남아시아가 1위로 꼽혔다. 20명 중 9명이 동남아 스타트업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규제 완화, LP 다변화 시급
VC 리더들은 벤처업계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규제 완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 응답자는 “쏘카나 로톡처럼 ‘혁신적 파괴’가 일어나는 분야에서 규제를 철폐해야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스타트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포지티브 규제’가 문제”라고 진단했다.출자자(LP)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답도 많았다. 양질의 민간 LP가 늘어야 VC의 자금 모집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시장 활성화 △대학 내 체계적인 창업 교육 강화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종우/박시은 기자
■ 주요 응답자 명단 (이름 가나다 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창규 KTB 네트워크 대표,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 트먼트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 박하진 H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 톤파트너스 대표,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승 원 나우IB 대표, 임정욱 TBT 대표, 정근호 스틱벤처스 대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