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완 칼럼] 우리는 '아들'도 키우고 '딸'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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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높아진 성평등 인식
젠더 갈등, 세대 이슈와 맞물려
대선도 끝…편 가르기 이제 그만
박성완 논설위원 겸 경제교육연구소장
젠더 갈등, 세대 이슈와 맞물려
대선도 끝…편 가르기 이제 그만
박성완 논설위원 겸 경제교육연구소장
![[박성완 칼럼] 우리는 '아들'도 키우고 '딸'도 키운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07.20124489.1.jpg)
학교 급식이 어떤 절차로 만들어지는지 그림과 함께 설명한 기사로, 제목은 ‘농부 아저씨의 쌀이 학교 급식의 밥이 되기까지’였다. 아이들이 읽는 신문을 만들면서 표현이나 용어, 심지어 일러스트레이션의 손 모양까지 나름 신경을 쓰는데도 이런 실수(?)가 나왔구나 싶었다. 요즘 아이들의 ‘성평등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이었다.
지난주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20대 젊은 층에서 성별로 지지 후보가 확연히 갈린 점이다. 20대 이하 여성은 58.0%가 이재명 후보를, 33.8%가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했다. 반면 20대 남성은 58.7%가 윤 당선인을, 36.3%가 이 후보를 찍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던 이번 대선에서 예상보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것과 관련해 2030 여성들이 막판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래 젊은 여성들은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성평등 의식은 높아졌는데, 사회에 나와 보면 여전히 남성 중심의 기성세대 논리와 문화가 강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20대 남성들은 기성세대의 가부장적 특권을 누리지도 못하는데 여전히 여성만 ‘약자’로 규정하는 것에 불만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이대남’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요즘은 어떤 이슈든 SNS나 유튜브, 심지어 언론매체를 통해 소수의 극단적 주장이 부각된다. 그러면서 갈등이 증폭된다. 선거 때 정략적으로 ‘갈라치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서 젠더 이슈가 그랬다. 선거 목표는 승리겠지만, 권력을 잡은 다음엔 지지자뿐 아니라 반대편도 포용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국민이 현 정부에 실망한 주된 이유 중 하나도 내로남불, 편 가르기였을 것이다.
윤 당선인은 젠더 문제와 관련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세웠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는 듯하다. 정부 구조가 어떻게 바뀌든 양성평등은 계속 추구해야 할 가치다. 아동과 청소년 보호 정책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국민의 절반은 여성, 절반은 남성이다. 그리고 아들을 키우는 사람도 있고, 딸을 키우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