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만날 예정이다. 대선 후 신·구 권력 간 첫 대면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 문제가 회동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차담 형식으로 회동한다. 회동을 앞두고 여야 양쪽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NS에서 “이 전 대통령과 (지난해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 문제를 이젠 매듭지어야 할 때”라며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미 사면을 했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며 “다음 대통령한테 미룰 일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국민 통합을 내걸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임기 만료(5월 9일) 전에 정계·경제계 인사를 포함한 사면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격렬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석가탄신일(5월 8일)을 계기로 4월 말이나 5월 초 특별사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김동진 현대차그룹 부회장, 강유식 전 LG 부회장 등을 석가탄신일을 맞아 사면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는 당선인 측 내부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 당시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경제계 의견’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자 “대통령이 되면 검사의 시각이 아니라 국가 전체 관점으로 보겠다”고 답변했다.

윤 당선인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 지명을 건의할 가능성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는 31일 임기가 끝난다. 정치권에서는 장병화 전 한은 부총재와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 고승범 금융위원장,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임도원/김익환/좌동욱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