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국내 와인 시장 잡아라"…유통 빅2 vs 전문업체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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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어 롯데까지 대기업
"와이너리 인수" 본격 확장 나서
주류 전문업체 호실적에도 '긴장'
금양인터 등 "상장 추진" 맞대응
"와이너리 인수" 본격 확장 나서
주류 전문업체 호실적에도 '긴장'
금양인터 등 "상장 추진" 맞대응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등 전통 와인 유통회사들은 지난해 매출 첫 1000억원 돌파 등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유통사는 오히려 좌불안석이다. 단숨에 와인 유통 1위로 올라선 신세계뿐 아니라 롯데까지 ‘와인 전쟁’에 본격적인 참전을 선언해서다. 롯데는 최근 와이너리 인수까지 검토하며 와인 라인 전면 개편에 들어갔다. 이에 금양, 나라셀라 등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실탄 확보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1조원 규모로 커진 국내 와인시장을 두고 전통 수입업체와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와인이 주류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이마트는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주류 코너를 키웠다. e커머스는 판매하기 어려운 병당 4900원, 5900원짜리 초저가 와인을 소비자 발길을 이끄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했다. 신세계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의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가까이 급증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약진은 와인 선발주자였던 롯데를 자극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부터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와인 사업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 롯데는 1977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와인 ‘마주앙’을 보유한 와인 시장의 선구자다. 2012년까지만 해도 와인 사업 육성에 힘썼으나 맥주, 소주 사업에 집중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와인 직영점 ‘와인온’을 여는 등 다시 와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프랑스 내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상장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자체 브랜드가 없는 수입사의 한계, 와인 시장 성장의 지속성 여부, 이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여부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와인은 수입사와 유통사의 권력 관계가 분명해 수입사가 마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주종”이라며 “유통망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1조원 규모에 신·구유통 격전지 부상
14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까지 국내 와인 시장은 금양, 아영, 나라셀라 등 연간 매출 500억원 안팎의 전문 유통업체들이 주도했다. 신세계그룹이 신세계L&B를 통해 와인을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면서 판도에 변화가 일었다. 2017년 금양을 제치고 1위로 도약한 뒤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코로나19 확산 이후 와인이 주류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이마트는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주류 코너를 키웠다. e커머스는 판매하기 어려운 병당 4900원, 5900원짜리 초저가 와인을 소비자 발길을 이끄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했다. 신세계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의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가까이 급증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약진은 와인 선발주자였던 롯데를 자극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부터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와인 사업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 롯데는 1977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와인 ‘마주앙’을 보유한 와인 시장의 선구자다. 2012년까지만 해도 와인 사업 육성에 힘썼으나 맥주, 소주 사업에 집중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와인 직영점 ‘와인온’을 여는 등 다시 와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프랑스 내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양·나라셀라, 상장 추진으로 맞불
신세계, 롯데의 와인 시장 진격에 금양, 아영, 나라셀라 등 중견·중소 와인 유통업체들은 초긴장 상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롯데가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주요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중견 와인 유통사들은 불만도 제기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양은 ‘신세계에 빼앗긴 1위 탈환’을 내세우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나라셀라도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해 신영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하지만 상장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자체 브랜드가 없는 수입사의 한계, 와인 시장 성장의 지속성 여부, 이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여부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와인은 수입사와 유통사의 권력 관계가 분명해 수입사가 마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주종”이라며 “유통망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