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부터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됨에 따라 국내 여행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다양한 패키지 여행상품을 마련하는 한편 일부 여행사는 공격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위한 현지 여행사와 가이드, 숙소 등 해외 네트워크 복원도 이미 끝내놓은 상태다.

참좋은여행은 격리의무 면제에 대비해 일찌감치 해외여행 상품을 내놨다. 그 결과 오는 25일 그리스 일주 상품 구매자 21명, 30일엔 터키 일주 상품 구매자 26명이 여행을 떠난다. 지난해 11월 해외입국자 자가격리가 재개된 이후 트래블 버블이 시행 중인 사이판 이외의 지역으로 여행사의 단체 패키지 여행객이 떠나는 건 처음이다. 참좋은여행은 7일간의 여행객 의무격리가 시행됐던 지난해 10월에도 2만여 명의 해외여행 예약자를 모객해 11월까지 약 2000명의 백신 접종 완료자를 출국시켰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 선보인 마케팅 캠페인 ‘꿈꾸는 대로, 펼쳐지다’를 재개하면서 새로운 해외여행 상품을 내놨다. 14일부터 2주간 운영하는 ‘해외여행 타임세일’을 통해 스페인, 스위스, 하와이, 사이판 등으로 가는 20여 개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투어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항공권 귀국일 변경, 격리치료차 체류 연장 시 숙박비 지원 등 코로나19 지원책도 마련했다.

노랑풍선은 괌, 사이판, 하와이를 비롯해 필리핀, 호주, 스페인, 터키, 싱가포르 등 곧바로 출발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패키지 상품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터파크투어를 인수한 ‘야놀자’도 몰디브 등의 신혼여행지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은 높아도 안전하고 깨끗한 여행지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개별 여행객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격리 의무가 있을 때도 해외여행을 떠났던 대학생과 배낭여행객은 물론 직장인들도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여행 카페 등에는 #해외여행 #자가격리면제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1주일 사이에 1만 건을 넘을 정도다.

하지만 관광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운영하려면 인력 확보, 단계적 마케팅 준비 등이 필요한 데다 정부의 항공 허가 기준이 까다로워 항공사가 당장 부정기 운항계획을 수립하더라도 오는 5~6월은 돼야 운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