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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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240원으로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5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내린 1242원에 개장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회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 이어졌다"며 "관련 협상 진전 기대 등에 유로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며 달러에는 약세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차 평화회담을 진행했지만, 2시간 가량 진행되다 중단됐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수석 보좌관은 "협상을 일시 중단한다"며 "협상안의 세부 사항을 명확히 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에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과 크림반도·돈바스 지역에서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동맹 미가입 명문화,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이 설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을 요구사항으로 올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요구에 반발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가입 등에 대해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협상은 15일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242.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새 10원 넘게 치솟으면서 지난 8일 기록한 연고점(1238.7원)을 엿새 만에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로 마감한 것은 2020년 5월25일(1244.2원)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이처럼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 내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진정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16일 러시아의 국채 이자 상환 여부와 15~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라는 중요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현재 0~0.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하원에 출석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9% 급등했다. 이는 40년 만에 최고치로 Fed의 물가 목표치인 2%를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대외 여건들이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125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면서도 "FOMC를 기점으로 상승세는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될 수 있고, 올해 정책 기조 전환을 시사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 변화를 외환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