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이상민 "MB 사면 꺼냈다가 욕 바가지…문자 폭탄 쏟아져"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한 5선 중진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해야 된다'고 했더니 문자폭탄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문자로) 욕을 바가지로 하고 그러는데 정말 지혜롭지 않다고 생각된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 의원은 "지금 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전직 대통령이 교도소에 장기간 수감돼 있는 것이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라며 "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함에 있어서 문 대통령이 그런 여러 가지 얽히고설켜 있는 걸 풀어내는 노력을 하는 게 저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분열을 막고 총결집하기 위해서도 그렇다"며 "문 대통령 퇴임 전,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배신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그건 웃어버려야 한다"며 "이런 소리 저런 소리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말을 함에 있어서도 조금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다"며 "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는 스스로 민주당을 배신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나름대로는 당이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 누군가는 얘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선 이후 민주당 내에서 처음으로 MB 사면론을 제기한 인물이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미 사면했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되실 분이 같이 뜻을 맞춰서 말씀하시면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풀어내고 퇴임하는 것이 보기도 좋고, 다음 대통령한테 미룰 일도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은평구청장 출신 김우영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페이스북에 "민주당 비대위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며 "잊을만하면 나타나 총구를 거꾸로 돌려 쏘는 작은 배신 반복자 이상민을 축출하라"고 요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