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의 정보기술(IT) 인프라는 개인 셀러들도 좋은 상품을 발굴해 팔 수 있는 발판이다. 최근 패션 플랫폼들이 주력하는 IT는 크게 두 가지다.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하는 개인 맞춤형 추천과 빠르고 편리한 배송을 위한 수요예측 등 물류 인프라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패션 테크의 선두주자다. 강석훈 대표와 최하늘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창업자 출신들이 만든 에이블리는 2020년 맞춤형 추천을 위한 자체 AI 추천 모델을 개발했다. 월 이용자(MAU) 670만 명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이미 검색한 제품 외에 ‘좋아할 만한 상품’도 추천하는 유튜브식 알고리즘 방식이다. 일례로 검정 시폰 원피스를 검색한 소비자에게는 같은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추천하거나 구매한 구두, 카디건 등을 추천해준다. 최 CTO는 “최근 에이블리가 진출한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와 패션을 교차 추천하는 기술을 준비 중”이라며 “각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앱 화면과 기능을 맞추는 ‘앱의 개인화’가 목표”라고 말했다.

개인 입점업체를 위한 풀필먼트 시스템도 운영한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로 불리는 개인 셀러가 옷 샘플을 가져와 착용한 사진을 올리면, 에이블리가 제품 사입부터 물류센터 보관 및 배송, 소비자 대응 업무까지 전담해준다. 에이블리는 이를 위해 서울 성수동에 3300㎡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재고 관리 등 물류 시스템을 내재화하는 중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도 최근 신세계백화점몰을 리뉴얼하며 맞춤형 추천 기술을 도입했다. 백화점몰 탭에 ‘포유(FOR YOU)’라는 메뉴를 만들어 소비자가 검색했던 상품과 관련된 제품을 보여주고, 소비자의 구매 및 검색 기록을 토대로 선호할 만한 브랜드를 뽑아내 인기상품과 신상품을 추천해준다.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는 AI 기반 수요예측에 특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랜디는 패션 플랫폼 최초로 ‘하루배송’을 도입했다. 서울 지역에서 주문한 당일 옷을 배송받을 수 있고, 밤에 주문해 새벽에 제품을 받을 수도 있다. 배송과 반품도 무료다. 패션을 포함해 로켓배송에서 무료배송·반품을 해주는 쿠팡과 유사하다.

브랜디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재고가 4일 안에 사라질 정도로 예측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