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는 500원도 큰 돈이었거든요. 용돈 생활 시절 포켓몬빵을 양껏 못 샀던 게 아쉬웠는데 이제 제 돈으로 사는 거니 실컷 사려고 합니다."

"중학생 때 부모님 눈치 보면서 싸이월드 도토리를 계산했던 기억이 나요. 배경화면 꾸미고 배경음악(BGM) 산다고 3000~5000원씩 쓰면서 부모님 눈치 보곤 했었습니다. 이젠 안 그래도 되겠네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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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업계가 주요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은 3040을 잡기 위해 '추억 마케팅'에 나섰다. 학창시절 추억이 어린 제품이지만 당시에는 경제력이 없어 마음껏 소비 못했던 아쉬운 기억이 남은 직장인들이 타깃이다.

식품업계에서 '추억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는 최근 SPC삼립이 출시한 포켓몬빵이 꼽힌다. SPC삼립은 지난달 24일 '띠부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을 동봉해 판매하는 포켓몬빵을 재출시했다.

1998년 포켓몬빵 최초 출시 당시 제품을 많이 소비했던 연령층이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로 성장하며 판매량은 빠르게 증가했다. 제품은 재출시 한 주 만에 150만 개 이상 팔려나갔다.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여기에 200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싸이월드를 추억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도 더해지고 있다.
[사진=위메프 싸이월드 캡처]
[사진=위메프 싸이월드 캡처]
위메프는 지난 7~14일 싸이월드의 클로즈베타서비스 '도토리원정대'에 합류했다. 도토리원정대는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싸이월드 정식 출시 이전에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미니홈피를 임시로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위메프는 미니홈피 사진첩에 '흥신쇼'라는 메뉴를 만들어 2000년대 초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게시글을 올렸다.

위메프뿐만이 아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싸이월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편의점 GS25에서 콜라보(협업)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사진=GS25 제공]
[사진=GS25 제공]
그 결과물인 '싸이월드흑역사팝콘'은 출시 한 주 만에 팝콘 매출을 전주 대비 27%가량 끌어올렸다. 팝콘 봉지에는 특유의 글씨체로 'ㄴr는 ㅁi쳐가고 있ㄷr..★ papcone에 영혼을 맡겼ㄷㅏ..☆' 라는 당시 유행했던 스타일의 문구가 적혀 있어 소비자들이 추억에 젖게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역시 지난해 말 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도토리를 연상시키는 제품인 '도토리 티라미수' '도토리 모양 젤리' '도토리 아이스모나카' 등을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기능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추억하는 재미까지 고려해 물건을 사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가격이 비싸지 않은 소비재의 경우 이러한 재미 요소가 마케팅적으로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처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케팅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