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패한 포트FC도, 고베에 진 멜버른도 라커룸에 "고마워요"(종합)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를 치르고 나서 포트FC(태국)와 멜버른 빅토리(호주)가 보여준 '패자의 품격'이 화제다.

포트FC는 15일 울산의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울산 현대와 2022 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단판 경기를 치러 최기윤, 엄원상, 레오나르도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0-3으로 졌다.

울산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엔트리 구성조차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포트를 꺾고 6년 연속 ACL 본선에 진출했다.

포트도 전반 초반 주전 공격수 넬손 보니야가 다쳐 교체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온 힘을 쏟아냈다.

울산이 2012년 ACL에서 첫 우승을 차지할 때 멤버였던 베테랑 미드필더 고슬기가 뛰고 있는 포트는 경기장 밖에서도 프로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이들은 경기가 끝난 후 원정 라커룸을 직접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돈한 뒤 라커룸 내 화이트보드에 'Thank You'(고마워요)라고 적어놓고 경기장을 떠났다.

울산은 경기 후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사진과 함께 "울산까지의 먼 여정이었음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존중과 매너를 보여준 포트FC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화답했다.

울산에 패한 포트FC도, 고베에 진 멜버른도 라커룸에 "고마워요"(종합)
일본에서는 멜버른 선수단의 훈훈한 행동이 현지 언론에 조명됐다.

멜버른도 15일 일본 고베에서 치른 대회 플레이오프에서 홈팀 비셀 고베와 연장 승부까지 벌여 3-4로 석패했다.

2-3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던 후반 45분 벤 폴라미의 극적인 동점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으나 연장 전반 5분 고베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링콘에게 결승 골을 내줘 결국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멜버른 선수단도 그냥 귀국길에 오르지는 않았다.

고베가 구단 SNS에 공유한 사진에는 멜버른 선수단 라커룸 화이트보드에 일본어와 영어로 '고마워요'라는 글과 함께 미소 짓는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고베는 이 게시물에 멜버른 선수단도 알 수 있게 영어로 "오늘 경기 후 라커룸의 멋진 메시지"라면서 "오늘 밤 훌륭한 경기에 감사합니다.

호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멜버른 구단은 "(본선) 토너먼트에서 행운을 기원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