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올 들어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금리채권인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고객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은 기존 거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투자가 소액투자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최소 투자금액을 낮췄다. 또 모바일 앱에서 간편하게 매수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투자자의 수요가 몰렸다.

신종자본증권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로는 주된 발행사가 안정성이 높은 은행 지주사인 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발행금리가 높아진 점이 꼽힌다.

실제로 올해 발행 또는 발행 예정인 신종자본증권을 살펴보면, 5년 콜옵션 기준 발행금리가 연 4% 수준에 달한다. 지난 1월 25일과 26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3.9%, 4.0%로 발행했고, 2월 16일과 17일에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4.0%, 4.1%로 발행했다. 특히 1월 하나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삼성증권에서 판매 당일 완판될 만큼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시중금리는 우대금리를 적용하더라도 3년 기준 연 0.8~2.76% 수준에 불과해 이 같은 금리 수준은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신종자본증권은 높은 금리와 함께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받는 형식이어서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한 은퇴자나 법인자금을 활용하기 좋은 상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금융회사들이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없는 영구채로 흔히 5년 또는 10년 뒤 발행사가 채권을 되사주는 ‘콜옵션’ 조건이 붙는다. 예를 들어 5년콜인 경우 발행사가 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발행 후 5년 만에 상환되는 형식이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은 대부분 AAA 등급으로 최고 등급이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사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변제순위가 후순위보다 더 뒤인 후후순위라는 점,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하면 원금 상각 또는 이자 미지급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AA- 등급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금융사의 경우 분기에 수십조원의 손실이 발생해야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기 때문에 파산의 위험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