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훈 부사장 "수십년 자산관리 노하우 쌓아…증권업계 패러다임 바꾸겠다"
“삼성증권은 증권업계에서 가장 오래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해온 증권사입니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금융자산 1000억원 이상인 초부유층 대상 투자 서비스 등은 수십년간 쌓아온 노하우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앞으로도 증권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제시할 겁니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부사장·사진)은 25년간 자산관리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다. 삼성타운 총괄지점장부터 영업추진담당, 국내법인사업부장, 홀세일본부장, 자산관리(WM)본부장 등을 거쳤다.

사 부사장이 수장인 채널영업부문은 ‘세계 최초’,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 서비스를 많이 내놨다. 지난달 선보인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금융 자산 1000억원 이상의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 오피스’, 온라인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 무료 정책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혁신 주도하는 증권사 될 것”

지난달 내놓은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투자자가 실제로 불편해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단순한 경영 전략에서 시작됐다. 해외주식 거래 수요는 급증했지만 밤을 새우며 거래해야 하는 불편이 눈에 들어왔다. 서비스를 처음 기획한 것은 2019년이었지만 지난달에서야 완성했다. 미국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이 개별 종목에 대한 야간 거래를 승인받았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접촉해 1년 독점 계약을 성공시켰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10시30분~오전 5시에 거래할 수 있었던 미국 주식을 오전 10시~오후 4시30분에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가 10만 명에 달한다.

사 부사장은 “최근 지정학적 이유로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이 서비스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는 주간 거래량이 야간 거래의 5%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야간 거래만큼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해외주식 투자 부문에서 경쟁사보다 더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과 투자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자산 300조원 돌파

삼성증권의 예탁 자산은 지난해 말 300조원을 돌파했다. 법인 자산이 약 100조원, SNI(초고액자산가) 자산이 약 100조원, 일반 리테일 고객 예탁금이 100조원 규모다. 사 부사장은 “증권사지만 일찍부터 자산관리 회사라는 정체성을 부각한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엔 특히 초부유층 고객이 많다. 최근엔 금융자산 1000억원 이상, 총자산 1조 이상인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사 부사장은 “경쟁사의 패밀리오피스 가입 자산 기준(약 30억~1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질적으로 다른 고객층”이라며 “최근 패밀리오피스 예탁자산 수준은 20조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패밀리오피스에 유독 고객이 몰리는 이유는 차별화한 투자 서비스 때문이다. 패밀리오피스 가입 투자자는 삼성증권의 자기자본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데다, 맡긴 자산을 기관처럼 운용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세무·부동산·금융 컨설턴트, 세무사, 변호사, 인사 전문가 등 55명의 전문가를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는 특권도 있다. 사 부사장은 “A고객이 ‘최근 고민인 인사 문제와 세무 문제에 대한 전문가 팀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어벤저스팀’이 구성된다”며 “한 사람만을 위한 가상의 증권사를 만들어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특권은 일반 개인 투자자는 접근하기 어려운 ‘프라이빗 마켓’에 투자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유니콘기업을 꿈꾸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이다. 사 부사장은 “최근 비상장 기업들의 몸값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유망한 비상장 기업 10여 개에 분산 투자해서 초과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최고 명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교류의 장인 ‘CEO·CFO 포럼’, 후계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넥스트 CEO 포럼’ 등도 사 부사장의 작품이다. CEO·CFO 포럼 참여 법인은 1200개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부터는 상장사 CEO·CFO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강연 프로그램 ‘언택트 서밋’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관련 상품도 새롭게 갖췄다.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등 새로운 상품을 하루에 1~2개씩 출시하고 있다. 사 부사장은 “위험 자산을 선호하지 않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포트폴리오를 언제든 교체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말했다.

사 부사장은 “삼성증권의 채권 매입 파워를 활용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채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며 “삼성증권의 리테일 채권 시장 점유율은 50~60%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