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부소장, 당국에 증시 안정 건의
中 국책연구기관 "주가폭락, 미중게임과 외국인 악의적 매도 탓"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소속 전문가가 최근 중국 기업의 주가 폭락 사태를 방치하면 실물 경제에까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당국에 조속한 개입을 공개 건의했다.

장밍(張明)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부소장은 15일 밤 자신의 위챗 계정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연기금과 국유 금융기관을 동원한 주식 매수, 금리 인하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즉각 증시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소장은 "이번 (중국) 주가 하락의 배경은 매우 복잡하다"며 "핵심 원인은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평가가치가 너무 높은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충격, 미중 게임 및 국제투자자들의 악의적인 매도 공격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 기관 투자자들은 각국 증시에서 중국 관련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미국과 홍콩 증시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주식 매도는 일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올바름' 차원의 선택이 됐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중국 내부에서도 주가 폭락의 원인을 일부 찾아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전인대 연례회의를 통해 5.5%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에게 이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는 믿음을 충분히 심어주진 못했고, 최근 일부 업종을 향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중국 기업의 주가 폭락 사태가 계속되면 다수의 개인을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끼치는 것은 물론 중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실물 경제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적절히 개입해 주식시장의 기본적 안정을 유지하고 추가 하락을 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 고위직 인사의 주가 안정 의지 공개 표명 ▲ 연기금 및 국유 증권·투자기업의 우량주 매수를 통한 시장 지지 ▲ 중앙은행의 조속한 금리·지준율 인하 ▲ 부동산 등 산업 규제 완화 등을 촉구했다.

최근 들어 미국, 홍콩,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주가가 연일 폭락 중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 상장한 30개 대형 기술주 동향을 반영하는 항셍테크지수는 지난 14일 11.03% 폭락해 지수 도입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이후 15일에도 8.10% 추가 급락했다.

전날 홍콩 증시 대표 종합지수인 항셍지수는 급락하면서 4% 이상 급락하면서 6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고, 본토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도 5% 폭락,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려났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술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골든드래곤차이나 지수도 지난 10∼14일(현지시간) 3거래일 동안 30% 가까이 폭락했다.

/연합뉴스